길거리 군인 살해범, 시민들에게 사진찍어달라며…

길거리 군인 살해범, 시민들에게 사진찍어달라며…

입력 2013-05-24 00:00
업데이트 2013-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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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진 이슬람 2명, 런던 도심서 군인 흉기 살해

영국 런던에서 이슬람 급진주의자로 추정되는 무장 괴한 2명이 대낮에 영국 군인 1명을 흉기로 무참히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영국 정부는 이번 사건이 지난 4월 미국 보스턴 테러와 같이 서구 사회에 불만을 품은 자생적 테러리스트를 일컫는 ‘외로운 늑대’의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경찰 수사를 벌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20분쯤 런던 동남부 울위치의 영국 포병대 막사 인근 거리에서 남성 2명이 20대로 보이는 군인 1명을 벌채용 대형 칼, 식칼, 정육점 칼 등 흉기로 무참히 살해했다.

목격자에 따르면 용의자들은 피해 남성을 인도에서 끌고 다니는가 하면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현장을 배회하면서 시민들에게 사진 촬영을 요구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경찰이 쏜 총에 맞고 체포된 용의자들은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용의자들이 현장에서 아랍어로 “신은 위대하다”고 외치는 등 자신들의 폭력 행위를 정당화하는 발언을 쏟아 낸 것을 인용하며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테러”로 추정했다. 실제로 영국 ITV방송이 이날 공개한 영상에서 한 용의자는 피 묻은 흉기를 든 채 “전능하신 알라신 앞에 맹세하건대 우리는 당신들과의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대응할 것”이라고 외쳤다.

사건 현장에서 용의자 한 명과 대화를 시도한 40대 여성에 따르면 용의자는 “(피해 남성이) 무슬림들을 죽였기 때문에 살해했다. 사람들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무슬림들을 살해하는 것에 신물이 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사망자의 구체적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인디펜던트는 이 남성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파병돼 근무를 한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영국이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에 합류해 아프가니스탄에 병력을 보내고, 최근에는 말리 내전에 개입한 프랑스를 지지하면서 이슬람 급진주의자들의 표적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프랑스를 방문 중인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사건을 보고받은 직후 테레사 메이 내무장관에게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하라고 지시하고 급히 귀국했다. 캐머런 총리는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지만 이번 사건이 테러리스트에 의한 공격이라고 볼 만한 강력한 정황이 있다”면서 “테러 시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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