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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兩會서 ‘공직자 미신 사랑’ 뭇매

중국 兩會서 ‘공직자 미신 사랑’ 뭇매

입력 2014-03-06 00:00
업데이트 2014-03-06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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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들 “미신숭배는 공신력 실추의 원흉” 비판

중국의 상당수 간부 공직자들이 미신에 의존하는 행태가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집중적인 질타를 받고 있다.

6일 신화망(新華網)에 따르면 올해 양회에 참석한 정협위원과 인민대표들은 정부공작보고를 심의·토론하는 과정에서 전국적으로 만연한 공직자들의 미신 숭배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협위원인 거젠슝(葛劍雄) 푸단대 교수는 “공직자가 유명한 점쟁이를 찾아가 관운을 묻고 지관(地官)이 알려주는 풍수에 따라 멀쩡한 청사를 부수고 새로 짓는 것은 일종의 타락”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정부 예산 가운데 계획비, 자문료 등의 항목이 점쟁이나 지관의 수중에 들어가고 ‘풍수공정’(풍수에 따른 신청사 건립)을 크게 벌여 인력과 예산을 허비하는 것은 국민의 마음속에서 정부의 공신력을 실추시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정협위원인 류무런(劉慕仁) 중국민주동맹 상무위원도 “공직자가 승진 욕심에 사로잡혀 점쟁이에게 기대는 것은 과학적인 자질과 소양이 부족하다는 의미”라며 “이는 사회주의 핵심가치관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중국에서는 공직자들이 풍수나 미신을 신봉해 업무 시간에 사찰을 찾아 향을 피우고 정부 청사를 건립하면서 거액을 들여 지관을 초청하거나 복을 비는 조형물을 설치하는 등의 예산 낭비가 심각하다.

지난해 중국 국가행정원 사회·문화교육연구부가 전국 현(縣)장·처(處)장급 간부 900여 명을 조사한 결과에서는 미신을 믿지 않는 간부의 비율이 47.6%에 불과했다. 나머지 절반 이상의 간부는 관상, 해몽, 별자리점, 제비뽑기점 등의 점괘를 믿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민대표인 작가 판이핑(樊一平)은 “과거에도 농사를 짓거나 집을 신축할 때 일조와 통풍 등의 조건을 따졌는데 풍수에는 일정한 과학적 가치가 있다”면서 “그러나 일부 공직자가 개인의 출세를 위해 풍수와 미신을 맹신하는 것은 공직자의 신분에 맞지 않고 풍수를 모독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일부 인민대표는 공직자들의 미신 숭배에 대한 국민적 반감을 의식해 “공직자가 점쟁이의 말 한마디에 긴장하고 국민의 요구와 고통을 외면하는 것은 그만큼 공직자와 국민 간 괴리가 심각하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지 매체들은 중국에서 사회주의 건설과 함께 ‘퇴치’됐던 미신이 개혁·개방 바람을 타고 급속하게 부활했으며 관료 집단이 앞장서서 미신을 신봉하고 있다는 비판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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