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자’ 美퓰리처상 기자, 텍사스공항서 한때 구금

‘불법체류자’ 美퓰리처상 기자, 텍사스공항서 한때 구금

입력 2014-07-16 00:00
업데이트 2014-07-16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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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상을 받은 특종 기자이면서 불법체류자인 것으로도 유명한 호세 안토니오 바르가스(33)가 텍사스주의 공항에서 한때 구금됐다 풀려났다.

15일(현지시간) CNN 방송과 지역지 댈러스 모닝 뉴스에 따르면 바르가스는 이날 오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로 돌아가려고 텍사스주 매캘런 공항에 갔다가 보안 검색 과정에서 요원들에게 붙들려 공항 근처 구금 시설로 호송됐다.

매캘런 공항은 최근 물밀듯 밀려오는 중앙아메리카 출신 불법 이민자들의 행렬로 몸살을 앓는 텍사스주 리오 그란데 밸리 지역에 있다.

바르가스를 지지하는 단체인 ‘디파인 아메리칸’의 대변인은 이날 오후 바르가스가 풀려났다고 확인했다.

바르가스가 붙잡힌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CNN 방송은 그의 지인과의 인터뷰 등을 인용해 바르가스가 미국 합법 체류에 필요한 서류를 보안 관계자에게 입증하지 못해 구금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국경수비대가 나중에 법정에 출두하겠다는 서약서를 받고 구금한 사람을 풀어주는 것은 흔한 일이라고 전했다.

기자이자 이민 활동가인 바르가스는 중남미 아동의 미국 밀입국이 심화하자 실태를 알아보려고 캘리포니아주, 텍사스주 국경 등을 살펴보던 중이었다.

댈러스 모닝 뉴스 홈페이지에 올라온 바르가스의 트위터 사진에 따르면 그는 자신의 신분을 증명할 자료로 조국 필리핀 여권과 미국 헌법 소책자를 휴대했다.

그러나 매캘런 공항 보안 당국은 두 자료가 비자나 운전면허증처럼 미국 합법 체류를 입증하는 자료가 아니라고 판단해 그에게 수갑을 채웠다.

워싱턴포스트 기자로서 2007년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 보도로 퓰리처상을 받은 바르가스는 2011년 ABC 방송에 출연해 불법 체류자로 살아온 18년간의 삶을 고백해 화제가 됐다.

12세 때 필리핀을 떠나 할아버지가 있는 캘리포니아주에 도착한 바르가스는 4년 후 조부의 영주권이 가짜라는 것을 뒤늦게 알고 이후 불법 체류 신분으로 미국에 눌러앉았다.

지인들의 도움으로 대학도 졸업하고 언론사도 이곳저곳 옮겨다녔지만 그는 합법적으로 미국에 체류할 서류를 아무것도 취득하지 않았다.

바르가스가 방송에서 불법 체류자임을 공개 고백하고 나서도 필리핀 여권으로 미국 40개 주를 자유롭게 돌아다닌 점을 볼 때 텍사스 주가 밀입국자를 추리려고 국경 검문·검색을 강화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바르가스는 13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매캘런 방문 후 불법 체류 신분으로 텍사스 주를 벗어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해 이날 구금을 예감하는 듯 했다.

또 중남미 미성년자처럼 부모 없이 홀로 미국에 밀입국하는 필리핀 아동에게 실상을 알리기 위해 지난주 정치전문지 폴리티코에 올린 글에서도 그는 텍사스주 접경지대에서 세관·국경보호국(CBP)의 삼엄한 심사를 경험한 뒤 불법 체류자가 비행기나 차로 텍사스주를 떠나는 것은 아마 불가능할 것이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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