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행정수반 사퇴 거부…시위대와 대화 추진(종합)

홍콩 행정수반 사퇴 거부…시위대와 대화 추진(종합)

입력 2014-10-03 00:00
업데이트 2014-10-03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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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렁 장관의 구체적인 회견 내용, 람 정무사장의 발언, 대학생 연합체가 렁 장관의 대화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내용, 3일 새벽 시위대 상황 등 추가.>>정무사장-학생대표 만날 듯

홍콩에서 중국이 마련한 2017년 행정장관(행정수반) 선거안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도심 점거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와 시위대가 대화에 나서기로 했다.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갔던 정부와 시위대가 일단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한 셈이지만 양측의 입장 차가 뚜렷해 해결방안을 도출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렁춘잉(梁振英) 홍콩 행정장관은 2일(현지시간) 자신에 대한 사퇴 요구를 거부하고 시위대에 대화를 제의했다.

렁 장관은 시위대가 렁 장관의 퇴진 시한으로 통보한 이날 자정 직전인 오후 11시30분께 예빈부(禮賓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보편적인 참정권을 위한 임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사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 “캐리 람(林鄭月娥) 정무사장이 조만간 학생 대표와 만나 정치개혁 방안에 대해 논의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앞서 홍콩 학생 시위대는 렁 장관이 사임하지 않으면 국경일 연휴가 끝나는 3일부터 정부기관을 점거하고 렁 장관 출근 저지 투쟁을 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었다.

렁 장관은 시위대가 경찰통제선을 지키는 한 경찰은 시위대에 인내심을 계속 발휘할 것이라면서도 도심 점거 시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정부 건물을 점거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 이것은 내 개인적인 불편함 때문이 아니다”라며 “최근 며칠간 시위대가 도심 주요 지역을 점거하면서 홍콩의 경제와 주민들의 생활, 정부 기능에 심각하게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람 정무사장은 시위 지도부를 가능한 한 빨리 만나겠다면서 협상을 통해 서로가 만족할 결과를 얻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위대 측은 일단 렁 장관의 대화 제안에 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학 학생회 연합체인 홍콩전상학생연회(香港專上學生聯會·이하 학연)는 3일 새벽 성명을 통해 정치개혁에 중점을 두고 정부와의 대화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학연은 다만 렁 장관이 “진정성을 잃었다”며 그가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면서 대화 결과에 따라 시민 불복종 운동을 강화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학생들과 함께 도심점거 시위를 주도하는 시민단체인 ‘센트럴을 점령하라’(Occupy Central)는 “대화가 현재의 정치적 교착 상태에 전환점을 제공하기를 바란다”며 정부의 대화 제의를 환영했다.

그러나 이 단체 역시 “장관이 교착상태의 유일한 책임자이므로 사퇴해야 한다는 관점은 유지하고 있다”며 “진정한 보통선거를 쟁취하려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홍콩 시위대는 2일 행정장관 집무실 입구와 연결된 도로 등을 점거한 채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총탄을 배치하며 시위 진압을 준비해 양측의 무력 충돌 가능성이 고조됐다.

이날 렁 장관의 사퇴 거부에 실망한 일부 시위대는 홍콩섬과 까우룽(九龍)반도를 연결하는 도로 점거를 시도하며 이를 말리는 시위대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3일 오전 3시께 장관 집무실 주변 도로에 있던 시위대 규모는 1천여명으로 줄었고 시위대 수천명은 다른 도심 지역에 남아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학생 단체들은 도심 점거 시위 참여자들에게 정부에 대한 압박 차원에서 현장을 떠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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