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두달 넘게 퍼부었는데도…IS는 왜 건재할까

미군 두달 넘게 퍼부었는데도…IS는 왜 건재할까

입력 2014-10-16 00:00
업데이트 2014-10-16 12:3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중동 모래바람·무너진 휴민트로 표적 ‘깜깜’…의지도 부족

미국 주도의 이슬람국가(IS) 공습이 벌써 두 달을 넘겼지만, IS는 오히려 더 활개를 치는 양상이다.

시리아 북부 코바니(아인알아랍) 장악을 눈앞에 두는가 하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서부의 안바르주도 손에 넣기 직전이다.

미국 국방부가 이 같은 IS의 기세에 해석을 내놨다. 현지 날씨가 공습을 제약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과 외신은 그간 공습이 무기력한 이유로 IS의 산개(散開) 작전을 꼽아왔다. 공습이 예상되면 뿔뿔이 흩어져 민간인 사이로 숨어 들어가는 전법을 쓴다는 것이다.

미국으로선 ‘IS 대원이 아닌 무고한 사람을 죽였다’는 비난 여론을 의식해 섣불리 공격할 수가 없게 된다. ‘부수적 피해’(collateral damage)로 포장한 민간인 피해에 자칫 격퇴전의 취지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미국 국방부는 이에 더해 중동의 날씨를 공습의 효과를 줄이는 요인으로 지적했다. 존 커비 대변인은 1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나쁜 기상 여건이 이라크에서 미국의 공습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체적으로는 밝히진 않았지만 미군 기관지 ‘성조지’는 “중부 이라크는 모래 폭풍으로 인해 시정(視程)이 크게 나빠지곤 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미군이 공습에 동원한 전투기와 폭격기는 ‘전천후’다. 날씨에 상관없이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 물론 이는 이론적일 뿐 변화무쌍한 중동지형에서는 성능 발휘가 제약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공습 목표는 전투기가 정하는 게 아니다. 정찰기와 휴민트(스파이 등 인적 정보망)가 사전 정찰로 파악한 정보가 먼저 필요하다. 이런 정찰 활동이 바로 거센 모래 바람에 제약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성조지는 “자연의 힘이 안바르주를 놓고 IS와 싸우는 이라크군에는 미국의 공습 지원을 빼앗아갔다”고 평가했다. 커비 대변인도 “상황은 유동적이며, 매일 변하고 있다”고 시인했다.

일각에선 IS에 대한 미군의 휴민트 역량 부족이 공습을 제약하는 진짜 이유라고 지적한다. 버락 오바마 정권이 정권 초기 중동에서 발을 빼려 하면서 IS 등에 대한 실시간 정보 입수망 역시 무너졌다는 것이다.

물론 미국은 한때 IS의 ‘후견인’ 역할을 해왔다는 비난을 받아온 이스라엘 대외정보부(모사드)를 통해서 어느 정도 관련 정보를 입수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 한계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밖에도 공습 효과 부족한 것은 전적으로 미군의 개입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마크 건징거 전 미국 국방부 부차관보는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에서 ‘미국이 소심한 공습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1999년 세르비아 공습 당시 미국과 동맹국들이 하루 평균 138회, 2001년 아프가니스탄전에선 평균 86회씩 공습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IS격퇴전에선 출격 횟수가 하루 평균 7번에 그친다는 것이다.

그는 “이는 아마 적절한 지상 표적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겠지만, 한편으로는 끝없는 새로운 중동 개입에 대한 주저함이 반영된 것”이라며 “이래서는 이라크와 시리아 내 IS를 격퇴할 수도, 다른 적의 등장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