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이란-이스라엘-미국 젊은이들과 ‘파격 인터뷰’

오바마, 이란-이스라엘-미국 젊은이들과 ‘파격 인터뷰’

입력 2015-08-11 08:32
업데이트 2015-08-11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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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이란 핵합의 세일즈에 나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이란과 이스라엘 젊은이들과 인터뷰를 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인터넷 매체 ‘믹’(Mic) 운영자 제이크 호로위츠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물론 이란과 이스라엘 젊은이들의 ‘돌직구 질문’에 직접 답변을 하면서 이란 핵합의 정당성을 역설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그동안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안) 홍보를 위한 셀카봉 동영상 배포, 유튜브 스타들과의 인터뷰, 인터넷 방송과의 차고지 인터뷰 등 여러 파격을 선보였지만, 미국의 주요 외교정책과 관련해 이해 당사국의 젊은이들과 간접적인 형식이나마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호로위츠는 지난 6일(현지시간) 오바마 대통령과 인터뷰를 한 뒤 10일 홈페이지를 통해 그 내용을 공개했다.

먼저 이란에 거주하는 가잘 하카미(22·여성)가 동영상을 통해 “당신은 항상 평화를 얘기하는데 정작 우리 이란인들은 미국의 혹독한 제재로 너무나 큰 대가를 치렀다. 이란 국민에게 큰 상처를 주지 않고 협상을 타결할 다른 방법도 있는 것 아니냐”고 묻자, 오바마 대통령은 “불행하게도 우리에게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내가 처음 취임했을 때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미국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는데 반응이 없었다”면서 “그 대신 우리는 이란의 포르도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을 적발했고, 이란이 협상테이블로 나오도록 하려면 더 가혹한 제재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란이 이번 핵 합의를 준수하면 제재를 풀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사는 샘 그로스버그(30)가 “이스라엘 국민 입장에서 볼때 당신은 우리 총리에 반대하는 것이 명백하다. 당신이 이스라엘의 안보에 관해 여러 약속을 했는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미 우리 문밖에 와 있다. 이런데도 우리가 당신을 믿어야 하나”라고 묻자, 오바마 대통령은 “내가 이스라엘 총리에 반대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샘이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로 답변을 시작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의 핵개발을 봉쇄하기 위한 협상을 해야 할지 말지를 놓고 미국과 이스라엘 간에 큰 이견이 있다”면서 “그러나 그 이외에 다른 전체 이슈, 특히 이스라엘의 안보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스라엘과 모든 점에서 보조를 맞춰왔고, 베냐민 네타냐후 정부도 그 점을 알고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미국은 미사일 방어시스템인 ‘아이언돔’을 비롯해 이스라엘이 추구하는 모든 것을 지원했다”고도 했다.

미 워싱턴D.C.에 사는 이란계 미국인 닐라 팩(24)이 “이번 핵합의가 중동 동맹국과의 관계 훼손을 대가로 추진되는 것 아니냐”고 물은 데 대해선 먼저 “미국의 가까운 동맹, 특히 이스라엘이 이란 핵협상에 의구심을 품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이란이 핵 합의에 따라 다르게 행동하고, 헤즈볼라와 같은 테러 조직을 지원하지 않으며, 이웃국가들을 불안정하게 하지 않는다면 (미국의 동맹인) 이웃국가들도 핵 합의를 환영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마지막으로 미국 텍사스 주(州) 휴스턴 주민인 쉬루티 레반카이(20)가 이란이 핵 합의를 어길 경우 제재를 복원하는 이른바 ‘스냅백’에 대해 묻자, 오바마 대통령은 “만약 이란이 합의를 어긴다면 중국이나 러시아의 승인도 필요없이 유엔의 결의에 따라 모든 제재는 다시 복원되게 된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인터뷰를 진행한 호로위츠가 당일 밤 열리는 공화당 대선후보 첫 TV 토론을 거론하면서 “공화당 후보들에게 이란 핵 합의에 대해 질문할 기회가 있다면 어떤 질문을 할 것이냐”고 묻자, “공화당이 구체적이고 타당한 대안을 제시하는지 오랫동안 귀 기울여왔는데 그렇지 않았다. 앞으로도 그럴 것 같지 않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휴가 기간에도 미리 녹화 또는 녹음한 인터뷰를 연일 다양한 매체에 내보내며 의회 표결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핵합의 승인에 전력투구하는 모습이다.

그는 ‘믹’ 외에 미 공영 라디오 ‘NPR’ 뉴스와의 인터뷰도 이날 방영돼 하루에만 두 건의 언론 홍보전을 폈다.

NPR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불행히도 공화당의 다수는 내가 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반대하려고 한다”며 공화당이 핵합의 내용과 관계없이 자신이 한 업적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부결시키려 한다고 비난했다.

앞서 9일에도 오바마 대통령이 핵합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사전 녹화한 CNN 인터뷰가 방영된 바 있다.

이처럼 휴가 기간에도 쉬지 않고 핵합의 세일즈에 주력하는 이유는 공화당이 다수를 점한 미 의회가 다음 달 핵합의에 대한 거부 결의안을 통과시킬 것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가 결의안을 채택하면 이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예고하고 있지만, 이후 상·하원에서 각각 3분의 2 이상(상원 67명 이상, 하원 290표 이상)이 뜻을 모으면 대통령 거부권마저 무력화시킬 수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현재까지 핵합의에 공개 찬성한 의원은 상원 17명, 하원 34명에 불과해 핵합의가 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좌초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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