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내전 피해 유럽으로”…국경으로 향하는 아프간인들

“14년 내전 피해 유럽으로”…국경으로 향하는 아프간인들

입력 2015-09-15 08:36
업데이트 2015-09-15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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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에 걸친 탈레반과의 내전으로 황폐해진 고국을 떠나려는 아프가니스탄인들이 유럽행을 꿈꾸며 국경으로 몰리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4일(미국시간) 시리아뿐 아니라 아프간에서도 유럽으로 가는 난민 대열에 합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이들을 조명했다.

유럽을 향하는 아프간인들은 대부분 일차로 이란과의 국경지대인 남서부 님루즈로 간다. 그다음에는 어떻게든 이란으로 넘어간 뒤 최종적으로 독일 등 유럽에서 난민으로 정착하는 게 목표다.

카불 외곽의 아흐마드 샤 바바 버스정거장에서 900아프가니(1만7천원)를 주고 님루즈 행 버스 티켓을 산 16세 압둘 자베드는 “독일로 갈 것”이라고 NYT에 말했다.

자베드처럼 많은 아프간인들이 유럽을 목적지로 택한 것은 그리 오랜 일이 아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님루즈로 향한 아프간 청년들은 대부분 이란에서 일자리를 구하고자 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피해 시리아에서 탈출한 난민들이 대거 유럽으로 몰리자 아프간 난민들도 유럽행에 동참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터키와 유럽에서 난민 신청을 한 아프간인은 7만7천 명으로 지난해 5만8천500 명을 벌써 뛰어넘었다. 이들 가운데에는 10∼20대 청년층 비중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까지 그리스 한 나라에 상륙한 아프간 난민만 3만2천여 명으로 시리아(8만8천204 명) 다음으로 많았다.

올해 상반기 독일에서 난민 신청을 한 아프간인도 1만 명이 넘었다.

유럽행을 바라는 이들이 늘면서 하루 15∼20대 있던 카불발 님루즈행 버스도 70∼80대로 늘어났다.

500아프가니였던 님루즈행 버스 요금도 900아프가니로 2배 가까이 늘었다. 님루즈에서 카불로 돌아오는 승객은 거의 없기에 빈 차로 와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럽으로 가려는 이들의 어려움은 12시간 버스를 타고 님루즈에 도착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마땅히 이란으로 들어갈 방법이 없어 이들 대부분은 사막을 건너 밀입국을 시도한다.

밀입국 주선업자들이 이들에게 차로 국경을 넘어가게 해 주겠다고 접근하지만, 이 같은 밀입국 차량이 이란 당국의 총격을 받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님루즈 전 주지사인 아미르 무함마드 아쿤드자다는 “최근 몇 주간 이란 국경을 넘으려다 시신으로 돌아온 이가 44명”이라며 “사고로 숨지거나 국경을 넘다 총을 맞거나 밀입국을 주선하다 교수형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합법적으로 아프간을 떠나기 위해 여권을 신청하는 이는 1년 전 하루 1천 명 수준에서 지난달에는 하루 5천 명 수준으로 급증했다고 미국 NBC뉴스는 전했다.

이들 역시 일단 아프간을 벗어나 유럽에 도착하면 돌아오지 않으려는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청한 아프간 외교부의 한 공무원은 외국 주재 외교관도 임기를 마친 뒤 망명을 신청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NBC에 말했다.

지난해 9월에는 나토 회의 참석차 영국 웨일스를 방문한 아프간군 대령이 망명을 요청했다. 같은 달 미군 훈련프로그램에 참석한 아프간군 장교 3명이 현지에 머무르려고 잠적했다가 체포되기도 했다.

아프간 중부 로가르 주 출신으로 유럽행을 희망하며 님루즈행 버스에 오른 무함마드 아시프(26)는 “정부와 관련이 없더라도 학교에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탈레반은 우리를 살해할 것이고, 반대로 탈레반과 조그마한 연관이라도 있으면 정부가 살해할 것”이라며 “우리에게 선택권이 없다”고 말했다.

유엔에 따르면 아프간에서는 올해 상반기 6개월 동안에만 내전의 영향으로 1천592 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3천329 명이 부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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