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압승 치프라스 ‘구정권 부패척결’ 카드 통했다

총선 압승 치프라스 ‘구정권 부패척결’ 카드 통했다

입력 2015-09-21 08:37
업데이트 2015-09-21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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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금융 실사 앞두고 개혁입법·은행 자본확충 등 과제 험난공약번복·난민위기 탓에 투표율은 사상 최저

그리스 사상 최연소 총리인 알렉시스 치프라스(41) 전 총리가 한 달만에 재신임에 성공했다.

치프라스 전 총리가 이끈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은 20일(현지시간) 치러진 조기총선에서 예상을 뒤집고 압승을 거둬 올해 들어 3차례 선거에서 모두 승리했다.

총선 이틀 전까지만 해도 여론조사 결과 시리자는 보수 성향의 신민주당과 지지율이 박빙을 보였지만 개표 결과 비교적 큰 폭인 7%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특히 여론조사에서 시리자는 30% 안팎에 그쳐 지난 1월25일 총선 득표율(36.34%)에서 큰 폭의 하락세가 점쳐졌으나 막상 투표함을 열어보니 35%대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유로존 탈퇴를 주장한 시리자 내 강경파 의원 25명이 치프라스 총리가 긴축을 수용한 것을 비난하며 탈당한 것을 고려하면 선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시리자에서 분당한 민중연대는 이날 총선에서 득표율 2.8%대로 원내 진출 기준인 3%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는 1월 총선에서 긴축 반대를 공약해 집권한 치프라스 총리가 약속을 뒤집고 3차 구제금융 협약을 체결해 세금 인상과 연금 삭감 등을 감내해야 했지만 긴축을 하더라도 유로존에 남기를 바라는 표심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치프라스 총리는 이번 선거 유세에서는 긴축 반대를 약속하지 못했으며, 채권단이 무질서한 디폴트(채무불이행)와 유로존 축출로 협박함에 따라 어쩔 수 없이 3차 구제금융 협약을 체결해야 했다고 방어했다.

유권자들이 치프라스 전 총리에 다시 기회를 준 것은 과거 정권을 부패 세력으로 규정하고 청산하겠다고 강조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치프라스 전 총리는 시리자의 득표율이 30%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 신민주당과 연정 가능성이 점쳐진 상황에서도 신민주당을 부패한 구정권으로 공격하며 손잡지 않겠다는 뜻을 고수했다.

이번 총선에서 시리자와 신민주당 모두 3차 구제금융 협약을 이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정책적 측면에서 차이가 없어 신-구 대결 구도가 표심을 파고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정치 전문가들은 어느 정당이 승리해도 차기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미 정해진 상황이므로 이번 총선은 터무니없는 선거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날 투표율이 55%대에 그쳐 역대 최저 수준으로 추락해 치프라스 총리도 기뻐하고만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득표율은 1월 총선과 비슷한 수준이라도 투표율이 8% 이상 떨어진 것에는 치프라스 총리의 책임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그는 공약을 7개월 만에 완전히 뒤집어 그리스 국민의 정치권에 대한 환멸을 키웠으며, 집권 7개월 동안 경제를 후퇴시켰고 국민 상당수는 아직도 자본통제의 고통을 받고 있다.

여기에 초유의 난민사태 역시 시리자 정부가 가져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집권 초기 수용소에 갇힌 불법이민자들을 풀어줘 그리스가 난민들에게 국경을 개방했다는 인식을 심어주면서 중동 난민의 대량유입을 유발했다.

에게해의 그리스 섬들은 터키를 거쳐 온 난민과 이민자들로 수개월동안 사실상 난민촌으로 전락했으나 시리자 정부는 별다른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문제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았다.

치프라스 전 총리는 다음달부터 시작할 예정인 구제금융 1차 실사에 맞춰 100여개 개혁정책 입법과 시중은행 자본확충, 내년 예산안 편성 등 험난한 과제를 앞두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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