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3억·칼퇴근·휴가 3개월’에도 뉴질랜드 시골의사 태부족

‘연봉 3억·칼퇴근·휴가 3개월’에도 뉴질랜드 시골의사 태부족

입력 2016-02-24 17:29
업데이트 2016-02-2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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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데려와도 공석 메우는 데 2∼3년씩…고립된 생활 기피 등 원인

“연봉 3억원 이상, 주5일 근무와 정시 퇴근 보장에 휴가도 3개월씩 보내준다고 해도 지원자가 없어요.”

뉴질랜드에서 시골 지역보건의(GP) 자리를 채우려고 후한 조건을 내걸고 외국인 의사들도 영입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마땅한 인력을 찾는 데 어려움이 크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은 동료 의사를 찾는 데 수년째 애를 먹는 앨런 케니 씨의 사례를 들어 뉴질랜드의 의료 구인난 실태를 소개했다.

영국인인 케니 씨는 뉴질랜드 북섬 와이카토 지방의 인구 1만3천명 규모 마을 토코로아에 정착해 지역보건의로 일하고 있다.

그는 최근 수년간 업무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과로에 시달려왔다.

역시 의사인 딸이 잠시 합류해 일손을 덜어주기도 했지만, 여전히 진료가 폭주하고 교대할 의사가 없어 매번 휴가를 취소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그는 동료 찾기에 나섰다.

케니 씨가 내건 조건은 연봉 40만 뉴질랜드달러(약 3억3천만원)에 연간 3개월 휴가 보장, 야간·주말근무 면제 등이다. 여기에 등록 환자 수 6천명 규모인 병원도 공동 소유하자고 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까지도 동업자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케니 씨는 “정말 놀라운 조건인데도 지원자가 없다. 이 일을 사랑하고 마을에 머무르고 싶지만, 함께 일할 사람이 없어 머리를 벽에 찧고 싶은 심정”이라면서 “동업자 구하기도 이렇게 어려운데 대체 인력 찾기는 정말 끔찍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런 상황은 뉴질랜드 농촌 전반에서 벌어지고 있다. 의사들이 외딴 시골 지역에서 고립된 생활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뉴질랜드 농촌 지역에서 일하는 지역보건의의 연봉은 15만∼28만 뉴질랜드달러(약 1억2천만∼2억3천만원) 수준으로, 공석을 채우는 데 걸리는 기간은 평균 2∼3년에 이른다고 BBC는 전했다.

의료 인력 부족에 뉴질랜드는 외국인 의사도 적극 받아들여왔지만, 케니 씨처럼 눌러 살기보다는 잠깐 머물렀다가 떠나는 경우가 많다.

뉴질랜드 농촌 지역 의사들의 연합회인 농촌지역보건의료망(RGPN)의 린다 레이놀즈 부회장은 “많은 의사들이 자녀를 보낼 학교가 마땅치 않거나 사회 활동에 제약이 따르고, 인터넷이 원활치 않다는 등의 이유로 시골 생활을 꺼린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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