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 테러범 아지트에 폭탄 10개 만들 재료 더 있었다”

“브뤼셀 테러범 아지트에 폭탄 10개 만들 재료 더 있었다”

입력 2016-03-24 16:50
수정 2016-03-2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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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 못 가져간 대형 TATP 폭탄도 발견…“피해 더 컸을 뻔”

공항과 지하철역에서 모두 31명의 목숨을 앗아간 벨기에 브뤼셀 테러의 범인들이 폭탄 10개 이상을 만들 수 있는 대량의 폭발물을 준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만약 이들이 준비한 폭탄과 재료를 다 사용했다면 이번 테러의 피해가 훨씬 더 컸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3일(현지시간) 가디언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벨기에 수사당국은 지난 22일 테러리스트들을 자벤텀 국제공항으로 데려다준 택시기사를 통해 확인한 이들의 은신처에서 최소 10개의 대형 TATP 폭탄을 만들 수 있는 대량의 원료를 압수했다.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유럽 내 테러에서 주로 사용하는 TATP는 ‘트라이아세톤 트라이페록사이드’를 가리키는 것으로 만들기가 쉬우면서도 폭발력이 강해 일명 ‘사탄의 어머니’라고도 불린다.

압수된 TATP 제조 원료는 아세톤 40갤런(약 151ℓ)과 과산화수소 8갤런(약 30ℓ) 등이다.

테러범들이 은신처 및 폭탄 제조 장소로 쓴 브뤼셀 스하르베이크의 이 아파트에서는 또한 제조 과정을 마친 약 15㎏ 분량의 TATP도 발견됐다.

IS의 작년 11월 파리 테러 때도 사용된 TATP는 원료를 구하기는 매우 쉽지만, 가벼운 충격에도 쉽게 폭발하는 등 매우 불안정하기 때문에 대량으로 제조하기는 상당히 까다롭다.

따라서 이처럼 많은 양의 TATP가 발견된 것은 IS의 폭탄 제조 능력 향상을 의미한다고 NYT는 진단했다.

최근 스카이뉴스가 입수한 IS 훈련 영상을 보면 IS의 연구개발팀은 완벽하게 원격조종되는 자동차 폭탄까지 개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용하지 않은 폭탄과 폭발물 원료가 있었다는 점에서 브뤼셀 테러범들은 더욱 큰 규모의 공격을 계획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벨기에 일간 DH는 이들이 폭발물을 나눠 담은 여행용 가방 4개를 공항으로 옮기기 위해 택시회사에 미니밴을 보내달라고 요청했으나, 착오로 세단형 택시가 배차되는 바람에 가방 1개를 남겨두고 3개만 싣고 가 범행을 했다고 보도했다.

공항에서 폭발물 3개 중 가장 큰 1개가 터지지 않았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하마터면 두 배 규모의 폭발이 일어날 뻔한 셈이다.

아울러 테러리스트들이 어떻게 경찰의 감시망을 피해 막대한 양의 폭발물과 원료를 보유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TATP의 화학 원료는 강한 악취를 풍기기 때문에 관심을 끌기 쉽고, 실온에서 TATP를 건조시키려면 아주 커다란 공간이 필요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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