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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D-30> 힐러리의 굳히기냐 트럼프의 뒤집기냐…막판 변수는

<美대선 D-30> 힐러리의 굳히기냐 트럼프의 뒤집기냐…막판 변수는

입력 2016-10-07 13:27
업데이트 2016-10-07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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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토론-부동층 표심-트럼프 세금의혹-어산지 ‘힐러리 파일’ 등 변수 산적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을 뽑는 역사적인 선거가 9일(현지시간)로 꼭 한 달 앞으로 다가오는 가운데, 남은 대선판을 흔들 막판 변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현재 승패에 영향을 미칠 만한 핵심 변수로는 2차례 남은 TV토론과 여전히 최대 30% 안팎에 달하는 부동층의 표심, 최근 대선판을 강타한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세금 의혹, 가시지 않는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건강 우려와 ‘이메일 스캔들’,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를 쥔 것으로 평가되는 히스패닉과 ‘러스트벨트’(rust belt·쇠락한 중서부 공업지대) 표심, 10%에 육박하는 ‘제3후보’인 자유당 후보 게리 존슨의 선전 여부 등이 거론된다.

여기에다 폭로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44)가 예고한 ‘힐러리 파일’, 클린턴재단의 외국인 기부금 부적절 수령 논란 및 트럼프재단의 무허가 기부금 모집 논란, 점증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역시 향후 두 후보의 지지율 흐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이 현재 첫 TV토론의 ‘판정승’에 힘입어 상승세를 달리고 있지만, 남은 변수 하나하나의 폭발력이 워낙 커 앞으로 누가 관련 메시지를 잘 관리하고 ‘실수’를 줄이느냐에 따라 지금의 흐름이 언제든 뒤집히고 운명이 갈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TV토론…‘클린턴의 굳히기’ vs ‘트럼프의 뒤집기’ = 오는 9일과 19일 예정인 남은 두 차례의 TV토론은 대선 레이스의 양대 분수령으로 꼽힌다.

이는 역대 대선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1차 TV토론만 살펴봐도 여실히 드러난다.

트럼프의 막말과 클린턴의 건강 이상 문제로 엎치락뒤치락 하던 판세는 첫 TV토론을 분기점으로 힐러리 쪽으로 기울었다.

클린턴은 준비된 대통령의 면모를 보인 반면 트럼프는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트럼프는 1996년 미스 유니버스인 알리시아 마샤도에게 비하 발언을 퍼부은 사실을 들춰내는 클린턴에게 허를 찔린 듯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트럼프가 약 1조 원의 손실로 20년 가까이 연방 소득세를 내지 않은 사실이 추후 드러나 지지율을 더욱 아래로 끌어내리긴 했으나, ‘마샤도 사건’으로 이미 여성 유권자의 마음은 돌아선 후였다.

그러나 역으로 트럼프에게도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밋 롬니가 대결한 2012년 2차 TV토론이 그랬다.

‘연설의 달인’으로 불리는 오바마 대통령은 1차 토론에서 참패를 당했다. 준비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2차 토론에서 그는 지면 끝장이라는 위기의식 탓인지 매우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고, 시청자들은 46% 대 39%(CNN 조사)로 오바마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다. 그는 여세를 몰아 3차 토론까지 따내며 결승 테이프를 먼저 끊었다.

트럼프는 설욕을 단단히 벼르는 모습이다. 그는 지난 4일 지지자들에게 ‘토론 준비조사’라는 글을 보내, 솔직한 조언을 구하고 “다음 TV토론을 주목해 달라”고 말했다.

반면 클린턴은 ‘이메일 스캔들’과 건강 이상 문제 등 아킬레스건을 보호하면서 트럼프의 막말 공세를 차단해 승기를 굳힌다는 복안으로 알려졌다.

◇30% 달하는 부동층, 승부 가를까 = 클린턴은 막판 레이스에서 앞서 달리고 있지만, 승리를 쉽게 장담하지는 못하고 있다. 어느 후보에게 표를 던질지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의 규모가 유권자의 최대 30% 선에 달한다는 여론조사가 나오는 데 따른 것이다.

선거 데이터 분석 전문 ‘파이브서티에잇’(538) 운영자 네이트 실버는 “2012년 대선 당시 5~10% 수준이었던 부동층 및 제3후보 지지층이 올해는 20%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두 후보가 역대 대선 후보 가운데 호감도가 가장 떨어진다는 점이 부동층 확대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지난달 26일 1차 TV토론 후 실시된 ABC뉴스와 워싱턴포스트(WP)의 공동여론조사를 보면, 트럼프에 대한 비호감도는 토론 전보다 5%포인트 오른 64%에 달했다.

클린턴의 비호감도는 53%로 이전과 똑같았지만, 여전히 유권자의 절반 이상으로부터 외면받기는 마찬가지다.

다시 말해, 클린턴과 트럼프 모두 부동층에 어필할만한 매력 포인트가 전혀 없다는 점이 부동층 표심의 향배를 더욱 가늠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

부동층은 대체로 젊은층에 몰려 있다.

폭스뉴스 조사에 따르면 연령대별 부동층 규모는 ▲35세 미만 25% ▲35~54세 12% ▲55세 이상 9% 순으로, 나이가 들수록 적어지는 양상이다.

젊은층이 트럼프보다는 클린턴에 그나마 호의적이라는 점에서 클린턴 진영으로선 승부를 걸어볼 여지가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여전히 부동층의 표를 어느 후보가 가져갈지는 알 수 없지만, 젊은층에서 상대적으로 클린턴을 선호한다는 점, 그리고 젊은층의 투표율이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클린턴이 중도표를 얻거나, 잃거나 하는 모양새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세금의혹과 어산지의 ‘힐러리 파일’

대선이 종반으로 치닫는 현 상황에서 대선판에 가장 큰 충격파를 던진 것은 트럼프의 세금의혹이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일(현지시간) 익명의 독자로부터 제보받은 트럼프의 1995년 세금 기록을 근거로 트럼프가 그 해에 9억1천600만 달러(약 1조111억 원)의 손실을 신고했으며 이에 따른 세금공제로 상당 기간 합법적으로 납세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의 세금 문제를 처리했던 전직 회계사 재 미트닉(80)은 4일 ‘인사이드 에디션’ 인터뷰에서 유출된 트럼프의 세금 기록이 사실이며 자신이 그 작업을 했음을 인정했다.

세금 전문가들은 부유층에 유리한 현행 세법 규정으로 볼 때 9억1천600만 달러의 손실은 18년에 걸쳐 그만큼의 과세 가능한 수입을 상쇄할 수 있는 규모라고 추정하고 있다.

트럼프가 납세보고서 거부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이 문제는 대선 막판까지 계속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클린턴캠프는 연일 트럼프의 세금 문제를 공격하며 이슈화하고 있다.

어산지가 공개를 예고한 힐러리 파일도 그 내용에 따라 대선판을 흔들 가능성이 있다.

어산지는 지난 4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위키리크스 설립 10주년 기념행사 영상 메시지를 통해 “미국에서 엄청난 기대가 있다는 것을 인터넷을 통해 잘 알고 있다. 다음 달 8일 대선일 이전에 해당 문서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어산지는 지난 7월 말 클린턴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경선을 불공정하게 관리한 의혹이 담긴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지도부 인사 7명의 이메일 1만9천252건을 공개해 거센 논란을 야기했는데 향후 공개될 자료의 내용에 따라 대선판이 요동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클린턴의 최대 약점 중 하나인 ‘이메일 스캔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표적 외교실패 사례인 ‘벵가지 사건’ 논란이 재점화되는 계기로 작용할 공산도 있다.

◇여전히 논란 진행 중인 ‘힐러리 건강’

올해 68세인 클린턴이 지난달 11일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9·11 테러’ 15주기 추모행사 참석 도중 갑자기 어지럼증세로 휘청거린 뒤 자리를 급하게 뜨면서 건강이상설이 급속히 퍼졌고, 이 문제는 한동안 미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시간이 흐르고 트럼프의 세금 의혹 등 다른 메가톤급 이슈가 터지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형국이나, 트럼프가 계속 클린턴의 건강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실제 트럼프는 지난 1일 펜실베이니아 주(州) 맨헤임 유세에서도 현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던 중 “그녀는 이 모든 다른 일(난제)들에 맞서 싸워나가야 하는데 자신의 차까지 15피트(약 4.5m)도 혼자 못 간다. 이게 말이 되느냐”고 비아냥거렸다.

그러면서 손을 떨고 휘청거리며 몇 걸음을 걸어가는 흉내를 냈다.

클린턴이 현재 건강 관리에 극도로 신경을 쓰고 있지만, 한 번 더 이상 조짐을 보일 경우 치명타를 입을 가능성이 작지 않다.

클린턴은 1998년과 2009년에 다리에서 혈전이 발견돼 치료를 받은 데 이어 2012년에는 두개골에서 혈전이 발견됐다. 2012년 당시에는 장염에 따른 탈수로 졸도했다가 뇌진탕에 걸린 뒤 검진과정에서 혈전을 찾아냈는데 이때 회복하는데 무려 6개월이 걸렸다.

클린턴은 이 때문에 지금도 ‘쿠마딘’이라는 혈전 용해제를 복용하고 있다.

◇‘캐스팅보트’ 히스패닉 표심 주목…트럼프, 얼마나 빼앗아 올까?

2014년 기준으로 미국 인구는 총 3억1천874만 명이며 이 중 백인 62.2%(1억9천810만 명), 히스패닉 17.4%(5천541만 명), 흑인 13.2%(4천203만 명), 아시아계 5.4%(1천708만 명)의 분포를 보인다.

소수계 중에서도 흑인을 제치고 2위로 부상한 히스패닉계가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를 쥘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이들 히스패닉 유권자들은 현재 클린턴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내고 있으며, 남은 기간 트럼프가 얼마나 흡수할지가 관건이다.

미 폭스뉴스 라티노의 지난달 여론조사(8월 7∼10일·히스패닉 등록 유권자 803명) 결과를 보면 클린턴이 66%의 지지율을 기록해 20%에 그친 트럼프를 46%포인트 앞섰다.

트럼프가 최근 흑인과 더불어 히스패닉 유권자들을 접촉하며 연일 구애작전을 펼치고 있는데 히스패닉계 유권자들이 멕시코 이민자들을 강간범에까지 비유하고 약 1천100만 명에 달하는 불법 이민자를 모두 추방하겠다는 트럼프에게 얼마나 지지를 보낼지는 미지수다.

◇‘러스트벨트’ 표심은…트럼프냐 힐러리냐

러스트 벨트는 한때 부흥했다가 제조업이 쇠퇴하면서 지금은 쇠락한 중서부 및 북동부 공업지역을 뜻한다. 클린턴보다는 트럼프가 강세를 보이는 지역이다.

실제 미시간과 일리노이, 위스콘신, 오하이오 등이 대표적으로 이들 지역에서 트럼프는 승리하거나 선전했고 클린턴은 일리노이를 겨우 건졌으나 미시간과 위스콘신 등은 패배했다.

경제 불평등과 일자리 감소 등 열악한 경제 상황에 대한 분노와 정치개혁 열망이 겹친 결과다.

트럼프는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을 비롯해 자유무역협정(FTA)이 미국 중산층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논리를 펴 성과를 거뒀으며, 본선에서도 이 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러스트벨트 유세 때마다 보호무역을 주창하면서 단골메뉴로 나프타와 한미FTA 등 무역협정을 성토하고 있다.

평소 자유무역 지지론자인 클린턴도 러스트벨트 표심을 의식해 국무장관 시절 찬성했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반대’로 돌아서는 등 보호무역 발언을 쏟아내고 있어 앞으로 이들 지역의 표심이 어떻게 나타날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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