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미사일 발사에 지하철 멈춘 日정부, 원전대책엔 ‘묵묵부답’

北미사일 발사에 지하철 멈춘 日정부, 원전대책엔 ‘묵묵부답’

입력 2017-05-03 13:49
업데이트 2017-05-03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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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에 전철 운행을 중단했는데, 왜 진짜 위험한 원전은 가동을 멈추지 않는가?”

일본에서 북한의 실패한 미사일 발사 소식에 지하철 운행이 한동안 중단한 것을 두고 과잉대응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북한 미사일 발사 도발에 대비한 원전 대책은 마련돼 있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도쿄신문은 3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로 도쿄의 지하철이 멈췄지만, 미사일 타격을 받을 경우 위험이 큰 원전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가 대책에 대해 언급조차 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보도는 사실상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일본 정부가 과잉대응 말라는 취지로도 해석됐다.

실제 민간 회사인 도쿄메트로는 지난달 29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보도가 나온 직후 오전 6시7분께 전 노선의 운전을 10분간 중단했다.

북한 내에 떨어진 실패한 미사일이었지만 한국 언론의 보도를 인용한 속보에 전철 운행을 중단한 것이었다.

JR서일본과 수도권에서 운영되는 민영전철인 도부(東武)철도도 비슷한 시간대에 안전 확인을 이유로 10분간 운행을 중단했다.

이에 대해 트위터에는 “서울의 지하철은 평소처럼 운행하는데 왜 도쿄 메트로만 운행을 멈춰야 하나”, “아베 총리가 위기를 부채질한다”는 등 과잉 대응을 꼬집는 비판이 이어졌다.

민간 회사의 결정이긴 하지만 이들 회사 모두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이 같은 비상대책 매뉴얼을 만들 당시 일본 정부의 승인을 거쳤거나 최소 협의를 했을 것이라는 점에서, 일본 정부는 과잉 대응의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북한의 위기 상황을 과장하는 발언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의 입에서 연일 쏟아져나오고 있고, 외무성은 ‘해외안전 홈페이지’에 “한반도 정세에 관한 정보에 주의하라”고 당부하며 불안감을 조성했다.

이처럼 미사일 발사에 대해 그다지 효과가 없을 것 같은 전철 운행이 중단됐지만, 실제 미사일이 발사돼 일본에 떨어지면 엄청난 피해가 예상되는 원자력 발전소에 대해선 일본 정부는 대책을 내놓기는 커녕 답변조차 피하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그동안 일본 국회에서 여러 차례 미사일 발사에 대비해 원전 피해 방지를 위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여러차례 제기됐다.

일본 정부는 원자로가 폭격당할 경우 방사성 물질의 방사량과 피난 계획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가정적인 질문이라서 답변을 회피하겠다”고 대답했다.

원자로 기술자 출신의 한 전문가는 도쿄신문에 “정부가 비판을 두려워해 미사일과 관련한 원전 대책에 대해서는 손을 대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며 “‘가정적인 질문’이라는 것은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이후 통용되지 않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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