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여론조사 “백인 63%가 ‘빈곤층’ 규정”

미국 성인 5명 중 4명은 일생 중 최소한 일부 기간에 실업이나 빈곤으로 고통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은 29일 시장조사기관 GfK와 공동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 발표에서 미국 경제의 세계화, 빈부 격차의 확대, 양질의 제조업 일자리 감소 등이 이러한 경제적 불안 추세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특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기회의 사다리’를 재건설하고 소득 불평등을 역전시키는데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두는 등 경제 활성화를 강조하는 가운데 나온 이 조사 결과를 보면 백인들의 63%는 자신들의 경제 상황을 ‘빈곤’으로 규정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나은 것으로 여겨졌던 백인사회에서도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얘기다.

또 백인의 76%가 60세 이전에 실직하거나 1년 이상 정부의 복지지원에 의존하는 등 경제 불안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윌리엄 윌슨 하버드대 교수는 “교육부터 기대 수명, 빈곤까지 미국인들 사이의 격차들이 경제적 계급에 따라 점점 증가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윌슨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 당선 이후 백인들보다는 소수민족들이 미래를 상대적으로 낙관하는 편”이라며 “광범위한 시정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백인사회의 소외감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구학자들이 ‘보이지 않는 빈곤층’이라고 부르는 저소득 백인들이 교외와 소도시 지역에서 빈곤층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백인 1천900만 명 이상이 빈곤선(4인 가족 기준 2만 3천21달러) 이하 생활을 하고 있다. 미국 전체 빈곤층의 41%를 넘고 가난한 흑인 수의 두 배에 가깝다.

현재의 소득 불평등 증가 추세가 계속될 경우 2030년까지 미국 성인의 85% 정도가 경제 불안을 경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마크 랭크 워싱턴대 교수는 “빈곤이 흑인이나 히스패닉 등 주변의 문제가 아니고 주류사회의 사건으로 인식될 때라야 필요한 사람들에 대한 광범위한 지원 프로그램이 마련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