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연구?

악마의 연구?

입력 2014-07-03 00:00
업데이트 2014-07-03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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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보다 독한 바이러스 개발 “백신 개발” vs “테러 악용” 논란

미국 위스콘신대학 매디슨캠퍼스 가와오카 요시히로 박사팀의 신종 플루 연구를 두고 다시 한번 연구 안전성 논란이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나 이번 연구는 사람의 면역체계를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내용이어서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2일 영국 인디펜던트 보도에 따르면 가와오카 연구팀은 2009년 발병 첫해 전 세계적으로 5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신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더 강력한 슈퍼 바이러스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방법을 담은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조작해 더 잘 감염되고 더 치명적인 해를 끼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가와오카 연구팀은 이전에도 1000만명의 사상자를 낸 1918년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를 북극의 사체에서 추출해 내 복원하고, 흰족제비 실험을 통해 조류독감이 종간 장벽을 넘어 인체에 감염될 수 있도록 하는 연구를 진행해 “어리석다”,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에 시도한 연구는 신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사람의 면역체계를 피하고 항체를 무력화함으로써 사람의 몸을 무방비 상태로 만들 방법을 찾는 것이다. 가와오카 박사는 “우리의 실험 연구는 자연에서 일어나는 것과 관련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가능한 자연변종을 실험실에서 미리 만들어 봐서 그에 맞는 백신을 먼저 개발해 두는 게 좋지 않으냐는 주장이다.

그러나 ‘악마와의 계약’, ‘판도라의 상자를 연다’는 비판도 여전하다. 이를 의식한 가와오카 연구팀은 올해 초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간략한 브리핑을 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과학자는 “이제까지 해 온 연구도 위험했지만, 이번 연구는 더 미친 짓”이라고 말했다. 연구 관련 정보나 기법이 유출될 경우 생화학 테러에 악용될 소지가 있는 데다 실험실 바이러스가 유출될 경우 엄청난 재앙으로 되돌아올 수 있어서다.

1200만 달러를 들여 가와오카 연구팀을 유치한 위스콘신대학 측은 생물학적안전성위원회를 통해 연구를 안전하게 잘 통제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럼에도 역설적이게도 그 위험성 때문에 제공되는 정보량이 극히 적어 연구를 제대로 통제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줄지 않고 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2014-07-0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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