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선 투표 돌입
AFP통신은 “놀라운 반전”이라고 표현했다. 마리나 시우바 브라질사회당 후보의 지지율이 대선을 하루 앞두고 3위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서다. 브라질 대선 판도를 뒤흔든다던 ‘아마존 여전사’가 예선 탈락 위기에 놓인 것이다. 브라질은 결선투표제를 택하고 있다.브라질사회당의 마리나 시우바 후보가 4일 상파울루에서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환하게 웃고 있다.
상파울루 AFP 연합뉴스
상파울루 AFP 연합뉴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4일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아에시우 네베스 브라질사회민주당 후보가 시우바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주목되는 것은 여러 종류의 여론조사 결과에서 동일한 결론이 나왔다는 것이다. 시우바는 지난 8월 13일 에두아르두 캄푸스 후보가 비행기 추락 사고로 비극적으로 숨진 데다 아프리카계 아마존 고무 채취자 집안에서 자라났다는 개인 이력까지 겹쳐 돌풍을 일으켰다. 현직 대통령인 노동자당 호세프 후보를 오차 범위 내에서 몇 차례 꺾기도 했다. 그러다 지지율이 깎이더니 아예 3위로 밀려났다.
여론조사기관 CNT에 따르면 호세프는 40.6%로 부동의 1위를 기록했고 네베스가 24%, 시우바가 21.4%를 기록했다. 다른 기관인 이보페는 호세프 46%, 네베스 27%, 시우바 24%라는 결과를 내놨다. MDA의 조사 결과 역시 호세프 40%, 네베스 24%, 시우바 21%였다. CNT의 결선 투표 가상 대결에서도 호세프 대 네베스는 46% 대 40.8%였으나 호세프 대 시우바는 47.6% 대 37.9%로 차이가 더 크게 벌어졌다. 예선뿐 아니라 결선 경쟁력에서도 밀린 것이다.
AFP통신은 “한달 전 20%에 불과하던 네베스의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올랐다는 점을 봐야 한다”면서 네베스를 두고 “브라질 금융계가 선호하는 후보”라고 평했다. 호세프는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의 후계자이고 시우바 역시 룰라 전 대통령 시절 환경장관을 지낸 룰라계라는 점에서 시우바만의 차별성이 없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이보페는 지난달 중순부터 상승세를 유지해 온 호세프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에 성공해 당선을 확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브라질은 이날 투표 현장에 3만명의 군 병력을 포함해 40만명의 안전요원을 각지에 배치했다. 과반 지지를 얻은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 1, 2위 후보에 대한 결선투표는 26일 진행한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2014-10-06 2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