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주재 美대사관 14일 성조기 게양…54년만 국교정상화 완결

쿠바주재 美대사관 14일 성조기 게양…54년만 국교정상화 완결

입력 2015-08-13 07:48
업데이트 2015-08-13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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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케리 전용기편으로 아바나行…70년만에 첫 美국무장관 방문 반체제인사 초청않고 관저서 면담’인권’ 압박 정책 약화 논란

54년만에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 미국의 국기인 성조기가 게양된다.

미국 정부는 14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아바나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존 케리 국무장관과 브루노 로드리게즈 쿠바 외무장관을 비롯한 양국 정부 고위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성조기 게양식과 대사관 재개설 행사를 갖고 쿠바와의 외교활동 재개를 공식 선포할 예정이다.

이로써 양국은 1961년 1월3일 외교관계를 단절한 지 54년만에 국교 정상화를 완결짓는다. 앞서 양국은 지난달 20일 각각 상대 수도에 주재하는 이익대표부를 대사관으로 승격했다.

’반세기만의 화해’로 일컬어지는 양국의 국교정상화는 냉전시대의 잔재인 적대관계가 청산되고 실용주의에 기반한 새로운 협력관계가 구축된다는 역사적 상징성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국무부 고위당국자는 행사를 이틀 앞둔 12일 취재기자단과의 전화회견을 통해 “이번 행사는 양국 외교관계 정상화의 정점을 찍고 새로운 관계로 나아간다는 상징성을 갖는다”며 “앞으로 양국은 다양한 분야에 걸쳐 대화와 협력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14일 오전 국무장관 전용기편으로 아바나로 내려가 대사관에서 행사를 개최하고나서, 로드리게즈 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국교정상화의 의미와 향후 양국 관계 발전 방향을 설명할 예정이다.

미국 국무장관이 쿠바를 방문한 것은 1945년 에드워드 라일리 스테티니어스 국무장관이 방문한 지 70년만의 일이다.

케리 장관은 같은 날 오후 미국대사 관저에서 쿠바의 각계각층 인사들을 초청한 가운데 소규모 성조기 게양 행사를 가진 뒤 워싱턴으로 귀환할 계획이다. 케리 장관은 이번 방문에서는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을 만나지 않을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는 정부 측에서 케리 장관을 비롯해 브루스 앤드루스 상무부 부장관, 새러 블룸-러스킨 재무부 부장관, 로베르타 제이콥슨 국무부 서반구 담당 차관보, 존 커비 국무부 대변인, 톰 말리노프스키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 차관보, 존 커비 국무부 대변인, 마크 페이어스타인 국가안보회의(NSC) 선임국장, 조너선 파이너 국무부 비서실장 등이 참석한다.

의회에서는 제프 플레이크·패트릭 리히·에이미 클로버차르 바버라 박서 상원의원과 스티브 코헨·캐런 배스·바버라 리·짐 맥거번 하원의원 등이 자리를 같이할 예정이다.

양국은 외교관계 복원에 따라 앞으로 미국의 대(對) 쿠바 금수조치와 여행·무역·금융 관련 경제제재 해제를 중심으로 국교정상화 후속조치를 본격 협의해나갈 방침이다.

그러나 양국은 금수조치와 경제제재 해제의 속도와 폭, 관타나모 기지 반환, 반체제인사의 처우와 집회·결사·언론·표현의 자유를 비롯한 인권문제, 쿠바 정부가 몰수한 미국인 자산 반환문제 등 다양한 현안을 놓고 여전히 적지않은 견해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는 이번 대사관 재개설 행사에 반체제 인사들을 공식 초청하지 않고 행사후 관저에서 별도로 면담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쿠바 현지 인권단체와 미국 공화당 내에서는 케리 장관이 이번 방문 때 반체제 인사들을 대사관에 초청하고 카스트로 정권을 상대로 정치범 탄압을 비롯한 인권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무부 고위당국자는 “쿠바의 반체제 인사들을 지지하는 우리의 기본 정책은 바뀌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케리 장관은 이날 저녁 공개되는 마이애미 헤럴드와 CNN 스페인어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인권 문제는 쿠바 정부와 직접 대화하는데서 분명히 최고의 우선순위에 있다”며 “나는 금요일 카운터파트(로드리게즈 장관을 의미)와 만나면 진정하고 완전한 정상화를 향한 로드맵을 직접적으로 얘기하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는 양국 국교정상화 이후 처음으로 워싱턴 주재 쿠바 대사관으로부터 취재비자(D-6)를 정식으로 발급받아 대사관 재개설 행사를 직접 취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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