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쩍 아파트 들어가던 82세 노인... 알고 보니

슬쩍 아파트 들어가던 82세 노인... 알고 보니

김민석 기자
김민석 기자
입력 2019-09-09 14:11
업데이트 2019-09-0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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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홀리데이 절도범’ 검거
2014년부터 약5억원어치
82세, 플로리다-뉴욕 운전

지난달 31일 미국 뉴욕에서 검은 가방을 든 노인이 한 건물에 들어가려다 보안 직원의 제지를 받았다. 노인은 “사촌 수아레즈를 방문하러 왔다”고 말했지만 직원은 이 건물에 그런 이름을 가진 사람이 살지 않는다고 했다. 노인은 “아마 건물을 잘못 찾은 모양이다”라며 빈 검은색 가방을 든 채 건물 밖으로 나왔다. 잠시 뒤 경찰은 그를 붙잡았다.

CNN은 8일(현지시간) 뉴욕 고급 아파트에서 빈집을 돌며 5년간 40만 달러(약 4억 8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82세 사무엘 사바티노가 붙잡혀 수사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사바티노는 주로 현충일, 독립기념일, 노동절 등 휴일에 범행을 저질러 ‘홀리데이 절도범’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는 범행을 위해 휴일이나 주말에 플로리다에서 맨해튼까지 손수 차를 몰고 ‘대장정’을 떠났다. 뉴욕에 도착한 그는 휴식을 취하는 대신 경비요원이 경계를 소홀히 한 틈을 타 고급 아파트에 슬쩍 들어갔다. 그는 문 앞에 신문이나 우편물 꾸러미가 쌓인 집을 표적으로 삼았다. 그런 집에 몰래 들어가 시계, 결혼반지, 다이아몬드, 금 장신구 등을 훔쳤다. 검찰은 그가 올해에만 아파트 단 3곳에서 무려 10만 달러어치 물건을 훔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뉴욕 경찰국은 2014년부터 사바티노가 벌인 일련의 절도 사건을 수사해 왔다. 경찰은 사바티노가 12건의 미결 절도사건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관들은 ‘내니캠’(아기 관찰용 카메라)에 찍힌 그의 모습을 공개하며 신원 확인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오랜 절도 전력이 있으며 2001년에도 기소된 적이 있다. 하지만 새로운 이름과 캘리포니아주 자동차 운전면허증, 차량 등록증, 은행 계좌를 갖고 가짜 신분으로 살고 있었다. 사바티노라는 실명 역시 그가 가명과 섞어 쓰는 여러 이름 중 하나였다.

사바티노는 지난달 말 체포 당시 사복 경찰의 감시를 받고 있었다. 경찰은 플로리다에서 뉴욕시로 향하는 그의 차량을 추적한 것이 수사에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사바티노의 보석금은 현금 25만 달러나 채권 50만 달러로 책정됐다. 그는 유죄가 확정되면 15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진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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