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나가면 줄소송·빚독촉… 패자 트럼프 벼랑 끝 ‘불복정치’

백악관 나가면 줄소송·빚독촉… 패자 트럼프 벼랑 끝 ‘불복정치’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0-11-10 01:44
업데이트 2020-11-10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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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책특권 상실이 두려운 트럼프

“불법 선거” 이틀째 골프장서 폭풍 트윗
전문가 “감옥·파산 피하려 버티는 중”
CNN “멜라니아도 남편에 승복 설득”
두 아들은 불복… 공화당 내부도 균열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본인 소유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골프를 친 뒤 떠나면서 자신감을 보여 주려는 듯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전날에 이어 이틀째 골프를 즐긴 그는 이날 차량 이동 중 골프장 주변에 모인 지지자와 항의 시위대를 지나쳤다. 스털링 AP 연합뉴스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본인 소유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골프를 친 뒤 떠나면서 자신감을 보여 주려는 듯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전날에 이어 이틀째 골프를 즐긴 그는 이날 차량 이동 중 골프장 주변에 모인 지지자와 항의 시위대를 지나쳤다.
스털링 AP 연합뉴스
제46대 미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후보가 승리한 지 2일째인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째 골프장을 찾아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선거 결과를 부정하고 불법선거를 주장하는 20개에 육박하는 트윗을 올리는 등 불복 의사를 다시 강하게 내비쳤다. 부인 멜라니아가 사위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에게 승복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가족·참모·공화당을 막론하고 ‘불복과 승복’으로 의견이 갈리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겪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도시의 기계는 부패했고 이것은 도둑맞은 선거다”, “필라델피아 같은 도시에 1억개 이상의 우편투표가 있다는 게 걱정스럽다” 등 불법선거를 주장하는 8개의 트윗을 게재했다. 트위터는 바로 해당 글 대부분에 경고 문구를 붙였다. 여기에다 개표 관리 결함, 부적격자 투표 참여, 우편투표 사기 등을 다룬 보수 성향 매체인 폭스뉴스 및 브레이트바트의 기사 11건도 무더기로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이 절대로 승복하지 않는 것은 대통령 임기가 끝나 면책특권을 상실하면 소송과 빚 독촉 등을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현재 뉴욕주 맨해튼시 검찰은 그에 대해 형사사건 2건과 민사소송을 포함해 모두 12건의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또 대선 종료와 함께 그의 개인 부동산 담보 대출 상환 시기가 돌아와 자산을 매각하지 않으면 빚을 갚기 어려운 상황이다. 티모시 스나이더 예일대 교수는 “대통령을 감옥과 하우스푸어에서 구제해 주는 것이 대통령직”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그가 스스로 사면권을 행사하는 ‘셀프 사면’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6월 트위터에 “나는 많은 법학자들이 이야기했듯 나 자신도 사면할 수 있는 절대적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글을 적어 논란이 된 바 있다.

소송전 의지를 다지는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가족은 물론 측근들도 분열하고 있다. 이날 CNN은 “멜라니아와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받아들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언했지만 두 아들(에릭·도널드 주니어)이 반대하면서 트럼프 진영 내부가 분열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해당 보도 이후 멜라니아는 분열에 대한 시선을 의식한 듯 트위터에 “불법이 아닌 모든 합법적 투표를 세야 한다”며 남편의 주장에 동조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 제이슨 밀러 대변인도 트위터에 “(쿠슈너 보좌관은) 가능한 모든 법적 조처를 추구할 것을 권했다”며 부인하고 나섰다.

그럼에도 분열은 보수 진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미 공화당 내에서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밋 롬니 상원의원,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등은 불복 전략에 우려를 표했다. 액시오스는 트럼프 측근 대다수가 패배를 받아들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두 아들과 함께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팸 본디 전 플로리다 법무장관, 2016년 선거책임자였던 코리 레반도프스키 등은 소송전을 부추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2020-11-1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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