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가 다 먹을텐데” 호주 농부 쥐때문에 농사 포기

“쥐가 다 먹을텐데” 호주 농부 쥐때문에 농사 포기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21-05-26 23:50
업데이트 2021-05-26 23:5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쥐가 갉아먹어 집, 트랙터 등 화재가 나서 재산 피해도 속출

미국 뉴욕시 거리에 나타난 쥐들/AP=연합
미국 뉴욕시 거리에 나타난 쥐들/AP=연합
호주가 사람과 농작물을 마구잡이로 공격하는 쥐때문에 큰 피해를 겪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26일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지역에서 쥐가 전선을 포함해 집안의 모든 것을 갉아먹는 바람에 화재가 나서 집을 잃은 가족에 대해 보도했다.

세 자녀를 둔 레베카 와드는 현지 방송인 ‘9나우’와의 인터뷰에서 “마을의 절반이 초토화됐다”면서 “쥐가 아이들 몸을 기어다니고 음식을 훔쳤다”면서 악몽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쥐는 와드의 세 자녀 몸을 밤이면 기어다녔고 신발, 가구 등 없는 곳이 없었다. 사람이 먹는 음식을 쥐가 먹어서 식료품을 공구 상자에 보관해야만 했다.

수백만 마리의 쥐는 마을의 학교, 병원 등 뉴사우스웨일즈의 동부 지역과 퀸즈랜드까지 점령했으며 심각한 악취까지 풍겼다.

쥐들은 죽은 쥐의 사체를 먹고, 수주 안에 호주 최대 도시인 시드니까지 화물 트럭을 타고 이동해 잠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아직 호주의 농약과 수의약국 당국은 쥐를 퇴치하기 위해 독성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것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지역 정부는 5000리터의 살서제인 브로마디올론을 준비했다. 가장 쥐 피해가 심각한 20개 지역에 뿌릴 준비를 마쳤다.

쥐떼는 호주의 농업도 위협하고 있다. 쥐떼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지난해의 농작물 대풍년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호주 농부들은 농작물을 키워도 쥐떼 피해에 대한 우려때문에 아예 씨뿌리기를 꺼리고 있다. 남반구인 호주에서는 겨울이 다가오고 있지만, 기온이 떨어지면 잦아들던 쥐떼가 계절 변화에도 이번에는 요지부동이다.

올초에 수확한 수수는 쥐떼때문에 20~100% 가까이 피해를 입었다. 지난해 긴 가뭄끝에 충분한 비가 내리면서 풍년을 기록했지만 이때문에 쥐떼 개체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뉴사우스웨일즈 지역의 농부인 메튜 매든은 쥐떼가 전선을 갉아먹는 바람에 불이 나서 트랙터를 잃었다. 그는 “심으면 쥐들이 다 먹을 텐데 뭐하나란 생각에 농부들이 농업을 포기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