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조선인 강제징용 나가사키 조선소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日, 조선인 강제징용 나가사키 조선소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입력 2013-09-16 00:00
업데이트 2013-09-16 00: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 명분

일본이 조선인 강제징용자들이 일했던 나가사키 조선소 등 자국 산업 근대화 유산들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하는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서울신문 2012년 7월 7일자 1면>

15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규슈와 야마구치의 ‘메이지 시대 산업혁명 유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하기로 방침을 정했으며, 17일 정식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야마구치현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지역구가 있는 정치적 고향이기도 하다.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은 후쿠오카현 기타큐슈의 야하타제철소, 나가사키현의 나가사키 조선소 등 현재 가동 중인 시설과 미쓰비시 해저 탄광이 있었던 하시마 등 8개 현에 걸친 28개 시설·유적으로 구성돼 있다. 막부시대 말기부터 메이지시대(1868∼1912년)에 걸쳐 일본의 급속한 중공업 발전을 이끈 곳들이다. 일본은 이곳들을 자국 근대화의 기초를 닦은 곳으로 높이 평가하지만 침략을 당한 주변국들에는 선조들이 피와 땀을 흘린 고난사(史)의 현장이다. 일본은 태평양전쟁 중에 조선인을 대거 미쓰비시 조선소로 끌고 가 군함을 만들게 했다. 1945년 8월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됐을 때도 현지의 조선인 4700명 중 상당수가 숨졌다. 일본이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할 때 이 같은 역사를 어떻게 처리할지는 불투명하다.

세계문화유산 추천은 각국이 1년에 1건을 할 수 있다. 당초 일본 정부는 내각 관방의 전문가 회의가 추천한 산업시설과 문화청 문화심의회가 뽑은 나가사키현·구마모토현의 기독교 유산을 놓고 검토해 왔다. 문화유산 추천은 그간 전통적으로 문화청 문화심의회가 맡았고, 두 후보지가 모두 걸쳐 있는 나가사키현과 나가사키시가 모두 기독교 유산들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그럼에도 산업시설이 결정된 데는 총리 관저의 의중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가 이달 중 추천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하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내년 중 등재 여부를 결정한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2013-09-16 6면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