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오염수유출 은폐 의혹에 주민 ‘분노’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유출 은폐 의혹에 주민 ‘분노’

입력 2015-02-26 14:19
업데이트 2015-02-26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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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규제위원회 이상징후 알고도 제대로 대응 안했다’ 지적도

일본 도쿄전력이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의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들어 간 사실을 알고도 장기간 알리지 않은 것 때문에 지역 주민의 분노와 불신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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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유출 은폐 논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유출 은폐 논란 23일 상공에서 촬영한 후쿠시마 제1원전의 전경.
연합뉴스
도쿄전력은 작년 5월 원전 전용 항만 외부에 해당하는 원자로 4호기 남쪽 바다로 이어지는 배수구 인근의 방사성 물질 농도가 다른 곳보다 높다는 것을 파악했으나 원인을 특정하지 못해 별 조치를 하지 않았고 이를 최근에서야 공표했다.

마이니치(每日)신문 등에 따르면 25일 후쿠시마 현 이와키 시에서 열린 현지 어업협동조합장 회의에서는 “왜 공표하지 않았냐”는 질타와 “오염수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신뢰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전제가 무너졌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참석자들은 이제 도쿄전력이 우물에서 퍼올린 지하수를 정화해 방사성 물질의 농도를 일정 기준 이하로 낮추고 나서 바다에 배출한다는 구상을 실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불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회의에 참석한 도쿄전력 간부는 원인을 규명에 신경을 쓰다 보니 공표를 하지 못했고 어민들에게 제때 알리지 않은 것을 반성한다고 밝혔다.

우치보리 마사오(內堀雅雄) 후쿠시마 현 지사는 이날 ‘주민에게 불안을 주고, 정보를 신속하게 공표하지 않은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도쿄전력을 비판했다.

도쿄신문은 원자력규제위원회가 오염수의 해양 유출 정황을 늦어도 2013년 11월에 보고받았음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고 2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2013년 11월 무렵 4호기 남쪽 바다로 이어지는 배수구로 흘러가는 물에서 방사성 물질 세슘의 농도가 매우 짙다는 점을 원자력규제위원회에 알렸고 작년 4월 이후 바닷물 측정에서 방사성 물질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한 것을 확인했다.

원자력규제위원회는 도쿄전력의 측정 자료를 요구하지 않는 등 실태 파악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았고 그 결과 이달 24일 도쿄전력이 오염수 유출에 관해 보고할 때까지 상황을 명확하지 알지 못했다고 도쿄신문은 덧붙였다.

다나카 ?이치(田中俊一) 원자력규제위원회 위원장은 25일 기자회견에서 “배수구는 비가 오기도 해서 제어할 수 없다. 방치한 것이 아니며 회의에서 논의해보겠다. (원자력규제위원회에는) 책임 문제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마이니치신문과 도쿄신문은 25일 사설에서 도쿄전력의 대응을 비판하고 모든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도쿄전력은 이번 사태에 관해 ‘원인을 규명하고서 사실 관계를 공표하려고 했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유독 자사에 불리한 측정치에 관해 이 같은 태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은폐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번 사건은 도쿄전력의 오염수 대응 및 사고 수습에 관한 일본 내에서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불안과 불신도 증폭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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