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숭례문 복구 숨은 공로자들 “뿌듯하고 영광”

숭례문 복구 숨은 공로자들 “뿌듯하고 영광”

입력 2013-04-29 00:00
업데이트 2013-04-29 11:1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국보 제1호 숭례문 복구에 걸린 5년3개월은 복구 현장에서 밤낮없이 최선을 다한 숨은 공로자들이 흘린 땀의 기록이다.

숭례문 복구의 핵심인 1, 2층 목공사를 총책임진 도편수인 신응수(71) 대목장 등 중요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들은 29일 문화재청을 통해 자긍심 넘치는 소감을 털어놨다.

▲신응수 대목장 = “숭례문 복구에 정성과 최선을 다했다. 화재 참사로 빚어진 숭례문 복구를 계기로 모든 국민이 각자 문화유산에 주인 의식을 갖고 관심과 사랑을 쏟으면 좋겠다.”(그는 1962년 한국전쟁 등으로 숱한 상처를 입은 숭례문을 어엿하게 세우는 중수 공사 때에도 참여했다.)

▲홍창원(59) 단청장 = “2009년부터 복구에 관여했다. 숭례문의 단청은 1996년 단청을 참고해 조선 초기의 단청을 고증해 결정했다. (단청이란 건물에 채색하고 문양을 그리고 벽에 그림을 그리는 것을 말한다.) 단청작업에는 전통안료를 사용했다. 전통안료는 비싸고 시공이 어려운 점이 있으나 색이 덜 변하는 장점이 있다. 숭례문 복구 과정에 참여한 것에 가슴이 뿌듯함을 느낀다. 화재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전통적인 기법과 재료를 사용하여 원형에 가깝게 복원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신인영(62) 대장장 = “처음에 조선시대 쇠를 다루는 일이라 무척 힘든 점이 많았다. 요즘 쇠와 비교하면 너무나 형편없어서 다른 대장장이들은 못 쓴다고 버리라고 할 정도였다. 전통방식에 따라 일을 하다 보니 숭례문에서 나온 쇠도 모자라서 경복궁에 있던 쇠를 가져다가 다시 제련해서 공구를 만들어 석장들에게 제공하고 문의 철엽을 만들어 붙였다. 숭례문 복구과정은 힘들고 어려웠지만 그래도 우리 국보 1호를 복구하는 데 작으나마 힘을 보탠 것을 보람되게 생각한다.”

▲이근복(64) 번와장 = “1997년에 숭례문 기와공사를 했던 터라 숭례문이 불타는 모습을 보고 몹시 안타깝고 마음이 무거웠다. 문화재라는 것이 오래돼야 가치가 있는데 화재 때문에 많은 부분이 소실돼 무척 안타깝다. 기와를 올리는 작업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만 마음 한구석은 늘 허전하다. 주재료인 생석회가 성능을 잘 발휘해서 기와가 1천년을 변함없이 버텨주길 바랄 뿐이다.”

▲한형준(86) 제와장 = “전통방식으로 제작해 전통가마에서 구운 전통 기와를 만들어 납품했다. 기와와 막새 등 2만3천장 가량이다. 전통 기와는 KS기와(공장제기와)보다 비싸긴 하지만 은회색에 숨을 쉬고 흡수율이 좋아 지붕 목부재를 항상 건조하게 해줘 썩는 것을 방지해 준다. 숭례문 복구에 참여하고 기와를 납품할 수 있어 영광이다.”

▲이재순(58) 석장 = “2010년 2월부터 숭례문 복구에 참여했다. 석축과 성곽이 일본강점기 때 훼손되고 왜곡된 부분이 있었다. 게다가 화재로 일부 훼손돼 마음에 짐도 됐다. 전통기법에 따라 숭례문을 복구하겠다는 약속대로 숭례문 성곽과 석축에 쓰인 돌과 가장 흡사한 포천석을 채석하고, 대장간을 직접 만들어 일일이 정과 망치로 돌을 다듬었다. 2년 반 동안 하루 30명 이상이 고생했다. 시작할 때보다 마음이 뿌듯하다.”

▲이의상(72) 석장 = “처음 전통방식으로 숭례문을 복구한다고 했을 때 막막했다. 그도 그럴 것이 석장들이 쓰는 전통 연장은 70년대 중반에 모두 사라졌기 때문이다. 할 수 없이 전국을 누비고 다니면서 옛날 연장을 구해와 작업했다. 숭례문 복구에 참여한 3년은 석장 인생 55년에 있어서 무척 감회가 깊고 무사고로 공사를 마칠 수 있어서 뿌듯하다.”

▲김의중(72) 숭례문 현장소장 = “1963년 숭례문 해체수리 작업에 고교생 실습생으로 10개월 참여했다. 숭례문 도면을 만들고자 실측조사 및 도면 작성 마무리 후 해체작업까지 관여하기도 했다. 2010년 1월에 숭례문 복구 현장소장을 맡고 보니 감회가 더욱 새롭고, 열심히 최선을 다했지만 국민 마음에 쏙 들지는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커다란 보람을 느낀다.”(그의 아들 김선욱(44) 씨도 회사에서 파견 나와 현재 관리동 설치 작업에 동참하고 있다.)

▲한보만(40) 삼성건축사사무소 = “2008년 2월 방화사건으로 숭례문이 훼손되자마자 곧바로 목재탄화 전수조사(화재피해 부재 실측)에 착수했다. 이미 2006년도에 숭례문에 대한 정밀실측을 시행한 바 있어 건물에 대한 내용은 가장 잘 알고 있었다. 600년 넘는 세월을 견딘 목부재들이 한순간에 화마 속에서 소실됐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웠다. 하지만 복구를 통해 점점 옛 모습을 찾아가는 숭례문이 보기 좋았다. 다시는 이러한 불행이 있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내가 바라는 국무총리는?
차기 국무총리에 대한 국민 관심이 뜨겁습니다. 차기 국무총리는 어떤 인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대통령에게 쓴 소리 할 수 있는 인물
정치적 소통 능력이 뛰어난 인물
행정적으로 가장 유능한 인물
국가 혁신을 이끌 젊은 인물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