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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녕 현판 지킨 장성삼씨, 숭례문 복원에 ‘감회’

양녕 현판 지킨 장성삼씨, 숭례문 복원에 ‘감회’

입력 2013-04-29 00:00
업데이트 2013-04-29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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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 한양도성 해설사 과정 “복구 준공식 기쁘다”

2008년 화재로 소실됐다가 복원작업을 거친 숭례문의 다음 달 4일 준공식을 누구보다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

화재 때 불길을 뚫고 양녕대군의 현판을 구했던 당시 서울 중구청 공보팀장 장성삼씨다.

그는 설 연휴 마지막 날 밤 쌍문동 집에서 가족과 휴식을 취하다가 TV를 통해 숭례문 화재 소식을 접하고 차를 몰고 숭례문으로 내달렸다.

그가 도착했을 때는 소방관들이 마무리하고 있던 터였다. 그러나 지붕 위로 계속 솟는 연기가 심상치 않더니 연기가 불길로 바뀌어 숭례문 지붕 전체로 번졌다.

장씨가 현장상황실로 달려가서 지붕을 깨고 들어가 화재를 진압하자고 했으나, 문화재청은 국보 1호가 손상된다는 이유로 반대했고 그 사이 불길은 더 커졌다.

바로 그 때 숭례문 윗부분에서 뭔가가 10여m 아래로 뚝 떨어졌다. 숭례문 현판이었다. 불길이 문루까지 번지자 한 소방관이 현판의 대못을 뽑아내고 바닥으로 떨어뜨린 것이다.

그렇지만, 불붙은 서까래가 하나씩 떨어지고 소방관의 뿜어내는 물줄기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누구도 불길에 들어가 현판을 꺼내올 생각을 하지 못했다. 모두 발만 구를 때 장씨가 뛰어들었다.

그는 29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양녕대군의 친필인 현판만이라도 구해야겠다는 생각에 출입을 막던 경찰을 뿌리치고 현판이 떨어진 곳으로 달려갔다”고 말했다.

길이 3.5m, 폭 1.5m에 무게가 150㎏이나 되는 현판을 혼자 옮기기는 무리였던 탓에 장씨는 동료 2명에게 도움을 요청해 현판을 불길에서 겨우 꺼냈다. 이어 주변에 있던 전경들이 합세해 현판을 안전한 곳으로 옮길 수 있었다.

현판은 테두리가 심하게 파손됐지만, 다행히 형태를 보존한 채 수습됐고 2년이 지나고 나서 국립문화재연구소에 의해 원래 모습으로 복원됐다.

한국 전쟁 직후 보수하면서 원형과 달라졌던 글씨체도 제 모습을 찾았다.

숭례문 화재가 있던 해에 중구 관광공보과장으로 승진한 장씨는 2009년 문화체육과장, 2011년 다시 관광공보과장을 맡다가 지난해 말 정년을 1년 앞두고 명예 퇴직했다.

지금은 숭례문과 연관 있는 한양도성 해설사 과정을 수강하고 있다.

6개월 과정을 마치면 서울성곽을 돌며 문화해설사로 활동하게 된다.

그는 “문화해설사 과정 중 현장을 탐방하는 시간이 있는 숭례문에 와서 다시 걸린 현판을 볼 때마다 5년 전 일이 다시 떠오른다”며 “다시는 숭례문이 소실되지 않게 지켜나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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