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서 가장 오랜 7천년전 팥 흔적 양양서 발견”

“동북아서 가장 오랜 7천년전 팥 흔적 양양서 발견”

입력 2014-10-14 00:00
업데이트 2014-10-1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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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문화재연구소 “오산리 출토 토기 눌린 흔적에서 확인”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강순형)는 강원도 양양군 오산리 유적 출토 토기 분석 결과 동북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7천년 전 신석기시대 팥 흔적을 발견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소는 ‘식물고고학을 통한 선사 시대 농경화 연구’ 일환으로 양양군 오산리선사유적박물관이 소장한 이 유적 출토 토기 압흔(壓痕· 눌린 흔적)을 조사하다가 팥에 눌린 흔적을 두 군데에서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팥 흔적은 신석기 조기(8000~6500년전)와 중기(5500~4500년전) 유적 토기에서 각각 1점이 확인됐다. 팥 압흔은 크기가 각각 2.2㎜, 2.8㎜ 정도로 현재의 팥(4~8㎜)보다는 작다.

팥 압흔이 확인된 토기 표면 탄화유기물을 미국 베타연구소(Beta Analytic)에 연대 측정을 의뢰한 결과 7314~7189년 전으로 나왔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현재까지 한국, 중국, 일본에서 팥을 재배한 시기로는 5000년 전이 가장 이른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 2000년 더 이른 시기에 동북아에서 팥이 재배됐을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연구소는 평가했다.

특히, 신석기 조기부터 중기에 걸쳐 팥이 재배되는 과정에서 크기가 점차 커지는 재배화(栽培化·Domestication syndrome) 경향까지 확인됨으로써 농경 연구의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재배화란 야생식물이 인간의 개입으로 유전적 형질과 외형적 형태에 변화를 일으켜 새로운 종으로 바뀌는 과정을 말한다.

더불어 같은 양양군 손양면 송전리에서 발견된 점토 덩어리에서는 신석기 중기에 해당하는 곤충의 압흔도 확인됐다. 분석 결과 이는 농업 해충으로 알려진 노린재목(학명: Hemiptera)에 속하는 곤충으로, 선사 시대 농경과 관련해서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곤충 압흔이 발견된 점토 덩어리와 함께 토기에서는 다량의 조, 기장, 들깨 압흔도 함께 드러났다.

연구소는 “이는 신석기 중기에 와서 조, 기장 등의 잡곡과 들깨까지 직접 재배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신석기 시대 식생활 연구의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들 유물 역시 오산리선사유적박물관이 소장 중이다.

정밀사진 확보를 위한 주사전자현미경(SEM) 촬영은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연구실에서 시행했으며 식물과 곤충 분석에는 오바타 히로키(小畑弘己) 일본 구마모토대 교수와 이경아 미국 오리건대 교수, 이승환 서울대 교수, 이원훈 학예연구사(농림축산검역본부) 등이 조언했다.

오산리와 송전리 유적에서는 2006년 예맥문화재연구원이 발굴조사한 결과 신석기 시대 조~중기에 해당하는 주거지, 야외노지, 저습지 등이 확인됐다.

이번 분석결과를 포함한 종합연구보고서와 고고식물자료집은 내년에 발간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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