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맨부커상 수상은 한국문학의 대단한 쾌거”

“한강 맨부커상 수상은 한국문학의 대단한 쾌거”

입력 2016-05-17 07:25
업데이트 2016-05-17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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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계 “한국문학 우수성 알린 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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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영어권 최고 권위 맨부커상 수상
한강, 영어권 최고 권위 맨부커상 수상 소설가 한강(46)이 16일(현지시간) 한국인 최초로 세계적 권위의 맨부커상을 수상했다. 맨부커상선정위원회는 영국 런던 빅토리아앤알버트 박물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2016년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작으로 발표했다. 영어권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콩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사진은 한강이 시상식 후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2016-05-17 AP=연합뉴스.
17일 새벽 영국에서 소설가 한강(46)의 맨부커상 수상 낭보가 전해지자 문학계는 한국문학 전체의 경사이자 쾌거라며 크게 환호했다.

‘채식주의자’를 국내에서 2007년 출간한 창비의 염종선 이사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세계 문학계에 한국 문학의 우수성을 알린 경사”라며 “책을 펴낸 창비로서도 더 없이 좋은 일”이라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또 “세계적으로 알려진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라든지 미국에서 호평받은 ‘외딴방’ 같은 한국 작품들이 해외, 특히 영미권에서 널리 소개되고 평가를 받으면서 한국문학에 대한 저변이 형성된 바탕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강의 소설에 대해서는 “인간 내면의 고통과 무의식을 생생하게 표현하는 작가 특유의 감수성이 빛을 발한 것으로 보인다”며 “채식주의자가 된 주인공이 나무로 변하는 이야기가 특이하고 매력적으로 느껴졌을 것”이라고 수상 배경을 분석했다.

이어 “한강이 천착해오던 ‘인간의 잔혹함’, ‘폭력’이라는 주제를 매우 독특한 설정과 서정적이고 치밀한 문장으로 풀어내 인간 보편의 문제로 끌어올리는 건 한강의 강점”이라고 치켜세웠다.

한국문학번역원 김성곤 원장도 “대단한 쾌거다. 제2의 노벨문학상이라고 하지 않느냐”며 “한국문학이 도약할 수 있는 커다란 발판, 도약대가 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또 “이런 경우가 없었는데 한강이 뜨고 나서 해외 출판사에서 찾아와 다른 작가가 누가 있느냐고 물어본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한국문학에 대한 관심을 우리 국력의 변화와도 관련지어 “우리나라 국력이 상대적으로 커지면서 그 관심이 문학계로 돌아간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강의 작품을 영국에 소개한 KL매니지먼트 이구용 대표도 “(상을) 탈 거라고 믿었다”며 “정말 기쁘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그는 “외국에 한국문학을 소개하면서 내건 목표 중 하나가 같이 일하는 작가가 국제적인 인지도를 지닌 문학상을 받는 것이었다”며 “이를 이루게 돼 큰 보람을 느끼고 한국문학의 가능성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해외 진출을 생각하고 있는 젊은 작가들에게 선배 작가가 길을 터준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더 많은 독자들이 한국 작품을 읽게 되고 출판시장에서도 잘 팔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문학평론가 정과리 연세대 교수는 “한국문학이 세계문학 틀 안에서 이해될 발판을 마련했다”며 “번역의 힘을 통해 세계문학으로 뻗어가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또 “이런 좋은 성과가 갑자기 일어난 게 아니라 수상 같은 화려함은 없었어도 프랑스 등 유럽에서 한국문학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온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유럽에 먼저 진출한 선배들의 노력도 컸고 작가집단 전체의 성장을 보여주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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