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백 청도

청년기백 청도

입력 2011-12-20 00:00
업데이트 2011-12-2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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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감의 고장 청도. 집집마다 감나무를 기르는 청도에서 늦가을에는 감을 수확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2 기합 소리가 쩌렁쩌렁 울려퍼지는 청도소싸움 경기장
1 감의 고장 청도. 집집마다 감나무를 기르는 청도에서 늦가을에는 감을 수확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2 기합 소리가 쩌렁쩌렁 울려퍼지는 청도소싸움 경기장


청년기백 청도

태어날 아이의 이름을 요리조리 고민하는 엄마 아빠는 알고 있다. 그 아이의 운명이 타인의 호명呼名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으리라는 사실을 말이다. 경상북도 청도淸道. 맑을 청자에 길 도자를 쓴다. 청도라는 이름을 읊조리면 청아한 시골의 모습이 이름의 운명처럼 떠오르지만 보기 좋게 그 예상은 빗나간다. 마치 20살의 청년처럼 열정적인 청춘의 땅, 청도에서 후끈한 액티비티를 만나고 왔다.

글·사진 양보라 기자 / bora@traveltimes.co.kr 취재협조 핵교 / www.haekkyo.com

진솔한 삶이 묻어나는 놀이 중의 놀이

청도소싸움



호모 루덴스Homo Ludens. ‘놀이’는 인간의 본성이다. 농사일이 생활의 전부였던 청도의 목동들은 밭으로 논으로 언제나 동행했던 ‘소’를 눈여겨봤다. 우뚝 뿔이 솟은 소들이 아랫도리 근육을 팽팽히 당기며 벌였던 ‘소싸움’은 청도의 엔터테인먼트였고 그 명맥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청도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소싸움 돔구장’을 가진 소싸움 명소다. 비가 오든 눈이 오든 청도주민들과 관광객들은 우직한 소들의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즐긴다. 1990년 이래 매년 봄, 열리는 청도소싸움축제에서만 볼 수 있었던 경기를 이제는 매주 주말마다 1만석 규모의 돔구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 처음에는 사행성 사업이 될 수 있다는 걱정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가족들의 놀이터,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가 됐다. 소들이 서로 밀어붙이는 밀치기, 정면 머리공격인 머리치기, 상대 소의 뿔에 자기 뿔을 걸어 공격하는 뿔걸이, 뿔을 걸고 좌우로 흔들어 제압하는 공격인 뿔치기 등의 기술을 알고 보면 더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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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대결하던 두 마리 소 중에 한 마리가 등을 보이면 승부가 나는 방식이다. 경기 중에는 푸르르푸르르 거친 입김을 내뿜으며 승리를 목적으로 부딪던 소들이지만 거친 싸움 끝에 승리를 거머쥐었다 할지라도 이긴 소가 진 소를 쫓아가거나 보복하는 법이 없다. 소싸움은 스페인의 투우와는 달리 소들을 죽이지 않는다. 경기 중에 부상을 입은 소는 한 달간 치료과정을 거친 후 적격심사를 거쳐 다시 경기를 뛸 수 있다고 한다.

운영시간 매주말 입장료 무료. 1인당 100원부터 10만원까지 베팅할 수 있다.

주소 경상북도 청도군 화양읍 남성현로 348 문의 054-370-7500

”

3 목자재를 다듬고 있는 한옥학교 학생들 4 한옥의 지붕을 지탱할 보

꿈을 짓는 한옥학교

언제부턴가 사는living 곳이 아닌 사는buying 것이 돼 버린 집. 청도군 한옥학교는 마음 속으로 지었다 부쉈다를 반복하며 꿈에만 그렸던 한옥살이를 실행에 옮기자고 용기 낸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자욱하게 안개가 낀 날씨임에도 한옥학교는 톱밥 냄새가 공기 중에 가득한 듯했다. 우리 오감 중에 하나를 정지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서 듣는 능력을 잠시 멈췄더라면 한옥학교는 언덕배기의 고요한 정취를 담아내는 장면을 연출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이이잉 전기톱 소리와, 쓱싹쓱싹 대패질 소리와, 퉁탕퉁탕 망치질 소리에 ‘귀’가 먼저 한옥마을의 첫인상을 감지한다.

30~40명의 소목수 과정 학생들은 1, 2, 3학년으로 나뉜다. 딱 보기에도 어느 반이 저학년이고 고학년인지 한번에 알 수 있다. 1학년 학생들은 굉음으로 압도하는 장비들 앞에 잔뜩 긴장해 있다. 안 쓰던 근육에 무리가 갔는지 서까래용 나무를 대패질하며 후두둑후두둑 땀방울을 떨어뜨린다. 맨손으로 대팻날을 갈아야 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반면 3학년 학생들은 토치(부탄가스 등을 이용해 용접에 쓰는 도구)를 능숙하게 다루며 여유로운 손길로 목자재를 다룬다.

아직 한옥의 길은 멀다. 대목수 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비로소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에 한 발자국 다가설 수 있게 된다. 꿈을 행하는 자들의 행복 때문인지 한옥학교는 서릿바람도 식히지 못할 배움의 열기로 후끈후끈했다.

교육과정 평일반과 주말반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소목수 3개월, 대목수 3개월

주소 경상북도 청도군 화양읍 범곡리 산 112-4 문의 054-373-8557

청도 감, 왜 유명하지?

”

청도까지 가서 감이 빠지면 심심하다. 청도는 대표 감 생산지. 청도 감은 봉긋하게 길쭉한 대봉과는 달리 접시처럼 납작하다 해서 ‘접시 반’자를 쓰는 반시盤枾라고 부른다. 육질이 단단하고 당도도 뛰어난 청도 감이 전국적으로 유명한 이유는 바로 씨가 없는 감이라는 점 때문! 청도의 기후와 땅의 특성 때문인지 청도 감을 다른 지역에 옮기면 바로 씨가 생긴다고 한다. 감씨에 많은 타닌 성분이 적어 많이 먹어도 변비 등의 문제가 덜하다.

청도반시농촌체험관광센터

감 따기의 ‘손맛’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마음껏 감을 딸 수 있는 ‘감 따기 투어’를 진행한다. 폐교를 리모델링한 펜션을 숙소로 제공한다. 매년 6,000여 명이 감 따기 투어를 위해 방문한다고 한다. 도시에 살다가 귀농한 실장님이 안내하는 밭에 이르면 하루 종일 따도 모자랄 만큼의 감을 볼 수 있다.

주소 경상북도 청도군 매전면 지전리 10 문의 054-374-5565

”감말랭이

씨가 없는 청도 감으로 만든 특산품이 많다. 청도를 돌아다니다 보면 처마 밑에 감을 잘라 말리는 풍경을 볼 수 있는데 이게 바로 감말랭이를 만드는 과정. 말캉말캉한 젤리 같은 감말랭이는 감 그대로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 껍질을 까는 번거로움도 없고 딱딱하지도 않아 간식용, 선물용으로 인기가 좋다.

”감와인

국제 행사에 자주 등장하는 감와인은 시큼하고 적당히 달아서 인기가 좋다. 레귤러, 스페셜, 아이스와인 세 종류가 있는데 그중 아이스와인은 아이스홍시로 만드는 고급와인이라 다른 것에 비해 가격이 두세 배 정도다. 감와인을 숙성하는 장소는 일제 강점기 때 만들어진 기차 터널. 감와인을 개발하고 습도와 온도가 일정한 와인 저장창고를 찾다가 이곳을 발견하게 됐다. 전기 배선공사와 바닥 공사를 제외하고는 예전 모습 그대로라고 한다. 지금은 관광객들이 방문해 감 와인을 시음하고 구입할 수 있는 와인터널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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