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40대 여성이 정액 알레르기 증상을 경험했다. 사진=데일리버즈라이브
“회사에서 점심으로 샐러드를 먹었을 뿐인데, 갑자기 온몸이 붓고 호흡이 곤란해졌어요. 1년 동안 같은 증상이 반복됐지만 원인을 몰랐죠. 그런데 알고 보니...”
미국 텍사스에 사는 메리 라이트(41)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하지만 최근 그가 겪은 일은 충격적이었다. 데일리버즈라이브 보도에 따르면, 메리는 사무실에서 평소처럼 점심으로 샐러드를 먹은 후 책상에 앉았다가 갑자기 얼굴과 몸에 발진이 나타났다. 이어 호흡곤란과 현기증을 겪어 응급실로 실려갔다.
메리는 “회사에서 샐러드를 먹을 때마다 이런 증상이 조금씩 나타났었다”고 회상했다. 응급실에서 진행한 검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정액 알레르기 반응이었던 것이다. 메리는 “1년 넘게 성관계를 가진 적이 없는데 말이 되지 않는다”라며 의아해했다.
원인 분석을 위해 메리의 동료가 가져간 평소 먹던 샐러드와 드레싱을 검사한 결과, 드레싱에서 정액이 발견됐다. 사무실 내 남성 직원이 한 명뿐이었기에 가해자는 쉽게 특정됐다. 메리는 “음식에 소변을 넣는 엽기적인 행동은 들어봤지만,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정액 알레르기는 드물지만 실제 존재하는 질환이다. 지난해 뉴욕포스트는 정액 알레르기로 고통받는 앨리슨 테니슨(34)의 이야기를 전했다. 앨리슨은 “피부에 정액이 닿으면 화끈거리거나 타는 듯한 느낌이 든다”며 “혈액 응고 장애도 있어 임신이 더욱 어렵다”고 털어놨다.
영국의 마리 쿠더버트슨(50)의 경험은 더욱 안타깝다. 그는 남편과의 관계 후마다 심각한 통증과 염증에 시달렸다. 주치의들은 “성병이 의심된다”며 남편의 외도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하지만 비뇨생식기 클리닉 검사 결과 정액 알레르기로 밝혀졌다.
정액 알레르기(Semen allergy)를 겪고 있어 성생활이 고통스럽다는 앨리슨 테니슨(34)의 사연이 전해졌다. 정액 알레르기로 인해 빨갛게 부은 앨리슨 테니슨의 다리. ‘더 선’ SNS 캡처
정액 알레르기는 면역 시스템의 오작동으로 발생한다. 정액 속 특정 단백질에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주요 증상으로는 피부 화끈거림, 두드러기, 피부 마비, 생식기 가려움 등이 있다. 가장 위험한 것은 아나필락시스 쇼크다. 이는 급격히 진행되는 중증 알레르기 반응으로,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호흡곤란으로 이어져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신시내티 대학 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4만명 이상의 여성이 정액 알레르기를 앓고 있다. 성병이나 질염과 증상이 비슷해 진단이 어렵지만, 실제로는 여성 10명 중 1명꼴로 발견될 정도로 흔하다.
특히 단로스 증후군 환자는 정액 알레르기에 더욱 취약하다. 단로스 증후군은 유전성 결합조직 장애로, 콜라겐 유전자 이상으로 인해 쉽게 멍이 들고 피부 조직이 약해지는 특징이 있다. 이들의 피부가 정액 혈장의 당단백질과 접촉하면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임신을 원하는 환자들을 위한 해결책도 있다. 의사들은 성관계 30~60분 전에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할 것을 권장한다. 증상이 심각한 경우에는 응급상황에 대비해 에피펜(자가 주사용 에피네프린)을 항상 휴대하는 것이 좋다. 의심 증상이 있다면 의료기관에서 피부반응검사나 혈액항체분석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