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덕 보고 싶은가 엉뚱한 사람 고르겠군”

“배우자 덕 보고 싶은가 엉뚱한 사람 고르겠군”

입력 2010-09-18 00:00
업데이트 2010-09-18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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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주례사】법륜 지음 휴 펴냄

“결혼은 혼자 살아도 외롭지 않고, 같이 살아도 귀찮지 않을 때 해야 한다. 그때 비로소 결혼이 서로를 속박하지 않게 된다. 베풀어 주겠다는 마음으로 결혼하면 길 가는 사람 아무하고 결혼해도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상대에게 덕을 보겠다는 생각으로 고르면, 100명 중에 고르고 골라도 막상 고르고 나면 제일 엉뚱한 사람을 골라 결국엔 후회하게 된다. 그러나 결혼생활을 잘하려면 상대에게 덕 보려고 하지 말고 ‘손해 보는 것이 이익이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고 새겨야 한다.”

‘스님의 주례사’(법륜 지음, 김점선 그림, 휴 펴냄)는 1988년 ‘정토회’를 설립한 법륜 스님이 자신의 마음 밭을 일궈야 인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알려주는 마음법에 대한 책이다.

이미 인터넷을 통해 ‘스님의 주례사’란 제목으로 많은 사람에게 알려졌던 위의 내용 등이 책에 담겨 있다. 요즘 결혼 평균 연령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이유 중에는 여러 가지 조건을 따져 자신을 행복하게 해 줄 사람만을 찾는 탓이 크다.

하지만 스님은 “행복은 결혼 자체와는 상관없다.”고 강조했다. “사람은 혼자 살면 외롭고, 같이 살면 귀찮아하면서 끝없이 갈등하니 이 마음을 잘 살펴서 스스로 서는 힘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완벽한 조건을 갖춘 상대방을 만난다면 과연 행복할까. 좋은 조건을 갖춘 이를 잘 잡았다고 생각할수록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 스님의 지론이다.

상대보다 자신이 부족하다 싶어 열등감에 사로잡히고 피해의식이 생겨 점점 상대를 의심하고 잔소리하는 일이 잦아진다는 것이다. 자신보다 조금 부족한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 서로 상대만 바라볼 확률이 높다고 스님은 조언했다.

결혼은 하기보다 하고 난 뒤의 과정이 더 어려운 법. 결혼생활과 자식을 키우는 중에 부딪치는 모든 괴로움에 대해 스님은 “다 이루려 하지 마라. 어치피 한 번에 성공하면 다른 일을 또 해야 한다. 되고 안 되고는 별로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말한다. 세상일은 다 될 수도 없고, 된다고 좋은 것도 아니란 게 스님이 일러주는 지혜다.

법륜 스님의 책은 쉽고 재미있는 데다 내용 한 줄, 한 줄이 마음에 쏙쏙 와서 박힌다. 삶에 물음을 던지는 인생론이 담겨 있어 꼭 불교도가 아니더라도 부담스럽지 않으며, 부처의 설법을 몰라도 책을 읽는 데에는 지장이 없다.

중간중간 들어간 고(故) 김점선씨의 간결한 선이 돋보이는 그림은 마음뿐 아니라 눈에도 휴식을 준다. 1만 2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2010-09-1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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