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열풍’ 차갑게 읽기

‘안철수 열풍’ 차갑게 읽기

입력 2011-10-29 00:00
업데이트 2011-10-29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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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밀어서 잠금해제】이재훈 외 3명 지음 메디치미디어 펴냄



요즘 대한민국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안철수’다. 정치판에서 시작된 ‘안철수 현상’은 사회 전 부문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안철수 밀어서 잠금해제’(이재훈 외 3명 지음, 메디치미디어 펴냄)는 이 같은 ‘안철수 현상’의 의미를 짚은 책이다.

책은 안철수를 키워드 삼아 우리 사회와 정치를 돌아보고 미래를 전망하는 데 목적을 뒀다. ‘안철수 현상’의 바닥에 깔려 있는 대중심리, 그가 던진 메시지의 해석, 보수 언론과 프레임의 정치에 대한 해설, 안철수가 정치판에 나설 경우의 가상 시나리오 등을 각각 4개의 파트에 담았다.

첫 번째 저자로 나선 한윤형은 “얼마 전까지 정치인으로 생각해본 적도 없는 사람을 불과 얼마 만에 유력한 대선 주자로 변태시키는 강력한 에너지의 근원을 곰곰 분석하고 성찰하지 않는다면 한국 사회의 정치를 논할 자격도 없는 것 아닐까.”라고 반문하는 것으로 글을 시작한다.

김민하는 20대에 주목한다. 그간 한국의 선거는 보수적인 50대 이상 연령층과 상대적으로 개혁적인 30~40대가 허리 역할을 하며 사실상 결과를 결정해왔다고 진단한다. 안철수가 청춘콘서트에서 보여준 것 같은 소통력으로 20대를 대거 투표장으로 불러들인다면 지금까지의 선거판 상식은 뒤집어져 버린다는 것이다. 안철수를 통해 이 땅에 선거제도가 도입된 이후 최초이자 최대의 정치실험이 예고된다고 그는 진단한다.

안철수의 메시지 분석을 맡은 이재훈은 안철수를 ‘반칙 사회가 낳은 원칙의 아이콘’이라 본다. 그는 안철수가 가진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가 그를 ‘재수 없어’ 하지 않는 이유는 “자신은 반듯한 도덕 선생님처럼 말하고 행동하면서도 상대에게는 자신과 함께 반듯해야 한다는 강박을 안겨주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김완은 안철수의 등장으로 선거가 ‘박근혜 대세론’에서 ‘반MB’ 또는 정권 심판론으로 되돌아갔다고 해석한다. 아울러 안철수가 본격적으로 선거에 뛰어들면 주류 언론이 색깔 공세를 펼칠 것을 과거 사례를 들어 전망하고 있다.

저자들이 안철수를 좋게만 보는 것은 아니다. 그가 정치인으로서 제대로 평가받으려면 좀 더 자세한 정책 각론을 내놓아야 할 때라는 지적과 함께, 안철수에 열광하는 젊은이들에게 ‘안철수식 성공 모델’에 환각되지 말 것을 주문하고 있다. 아울러 안철수가 윤여준을 ‘자른’ 과정에서 보여준 태도, 호남 민중에 대한 이해 부족의 가능성 등도 현실 정치인으로서 결격 사유로 꼽는다. 1만 4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2011-10-2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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