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통금해봤자’ 이태원ㆍ홍대 불만 고조

‘미군 통금해봤자’ 이태원ㆍ홍대 불만 고조

입력 2011-10-10 00:00
업데이트 2011-10-10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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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시간 제한하면 무슨 소용”…소파 개정이 해결책

잇따른 성폭행 사건으로 주한미군이 지난 7일부터 장병들의 야간 통행을 한 달 동안 제한하고 나섰지만 이러한 조치가 미군 범죄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는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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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자주 드나드는 이태원과 홍익대 인근 유흥가 상인들은 일단 장병들이 통행 제한을 제대로 지킬지 의문인데다 휴일의 경우 하루 단 2시간만 통행이 제한돼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태원의 한 식당 겸 술집 매니저는 10일 “통행금지를 한다고 미군이 안 나오는 것도 아니고 통금 시간은 중요하지 않다”며 “장사하는 사람 입장에서 미군도 고객이기 때문에 나오는 게 좋지만 안전장치가 없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파(SOFA) 규정 때문에 미군이 사건 사고를 일으켰을 때 피해 보상은 커녕 우리 경찰이 당사자를 처벌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없어 늘 불안하다”고 전했다.

클럽이 밀집한 홍대 근처 상인들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장사에 별로 도움은 안되는 미군들이 사고만 일으키니 일시적인 통행 제한보다 더 강력한 제재 방안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홍대 근처의 한 술집 주인 윤모(37.여)씨는 “우리 가게는 홍대 학생이나 일본인이 주로 와서 영업상 피해는 없다”면서 “통금 조치가 정말 미군 범죄를 막는 데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신촌의 술집 주인 이모(53)씨는 “어차피 통금 시간은 술을 충분히 마시고 남을 오전 3시부터인데 ‘눈 가리고 아웅’인 것 같아 답답하다”며 “일시적으로 장병들 군기 잡고 반미 감정을 누그러뜨리면 뭐하나. 말로는 최고 수준의 통제라고 하지만 결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홍대 클럽가는 ‘눈엣가시’ 같았던 미군의 야간 통행이 일시적이나마 제한되자 환영하는 분위기다.

홍대 클럽들은 2000년대 중반 자체적으로 미군의 출입을 금지하고 미군 측에 출입을 자제해 달라고 공식적으로 요청하기도 했지만 최근 새로 생긴 댄스클럽을 중심으로 술을 마시거나 춤을 추러 오는 미군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최정한 클럽문화협회 대표는 “미군들이 홍대 유흥가에서 술을 마시고 싸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데 경찰력으로도 손을 쓸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어느 나라에서 미군이 그렇게 설치고 다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정경수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사무국장은 “한 달 뒤에 미군 범죄가 줄어든다는 보장이 없는 한 이번 통금조치는 여론 무마용으로 보인다”며 “반대로 미군이 곧바로 통금 조치를 내놓은 것을 보면 해결책으로서 효과가 있다는 점을 미군도 인정하는 셈이니 통금을 계속 해야 하고 근본적으로는 불평등한 소파 규정이 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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