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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원 “전화 못받아요”…‘보안백태’

인수위원 “전화 못받아요”…‘보안백태’

입력 2013-01-08 00:00
업데이트 2013-01-08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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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직인수위의 ‘업무 보안’을 강조하고 김용준 인수위원장도 ‘함구령’을 내리면서 인수위원과 기자들 사이에 웃지 못할 해프닝이 연일 벌어지고 있다.

인수위가 인수위원들에게 언론의 개별 접촉에 응하지 말 것을 주문하면서 인수위원들이 기자들의 전화를 피하는 것은 다반사이고, 기자들과 마주치면 입을 꾹 다문 채 사무실로 뛰어들어가기 일쑤다.

인수위 출범 사흘째인 8일까지 인수위원들은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있더라도 기자들의 전화에 응하지 않는게 보통이다.

모르는 번호가 떠서 전화를 받지 않는 경우도 많지만, 기자들의 번호를 입력해놓고 일부러 전화를 가려 받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인수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휴대전화를) 안 가져왔다. 사무실에 두고 왔다”면서 “배터리를 하루에 두 번 이상 갈아야 할 것 같다”고 했고, 다른 인수위원은 “잠을 잘 수가 없을 정도로 전화가 온다”고 하소연했다.

인수위원들은 주로 자동응답메시지를 설정해두고 “지금은 통화할 수 없습니다. 무슨 일이시죠?” “수고하십니다. 말씀드릴 게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등의 문자를 보내거나, 아예 기자들의 번호가 뜨면 “조율되는 정책은 추후 대변인을 통해 말씀드리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평소에 안면이 있던 기자들에게는 그나마 “지금 형편이 여의치 않음을 양해 바랍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경우도 있다. 보도된 내용에 대해 사실 확인이 필요한 경우에도 짧은 ‘문자 대화’가 한두 차례 이어질 뿐이다.

한 인수위원은 아예 비서에게 전화를 맡겨버렸다.

그나마 유일하게 인수위원들을 만날 수 있는 출근길과 점심시간에는 기자들이 사무실 입구와 식당에 진을 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기자들은 인수위원들에게 명함 한 장이라도 건네거나 첫 인사라도 나누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 인수위원은 기자들을 피해 인수위 사무실로 들어가다가 문틈으로 쏟아지는 명함 한 무더기를 건네받고는 “누가 누군지 기억도 다 못합니다”라며 난처해했다.

쫓는 기자들과 쫓기는 인수위원들이 ‘달리기’를 하는 모습도 종종 목격된다.

전날 한 인수위원은 기자들을 피해 사무실로 뛰어가다가 구두 한 짝이 벗겨지기도 했다.

한 인수위원은 전날 당선인 주재 오찬을 마치고 식당에서 나오다가 기자들이 따라붙자 급하게 차에 올라타 주차 브레이크도 안 풀고 액셀을 밟았다. 한 기자가 창문에 노크하고 “사이드 브레이크를 안 풀었다”고 알려준 뒤에야 차를 몰고 떠났다.

인수위는 최근 ‘불통’ 지적이 잇따르자 언론창구는 대변인으로 일원화하기로 한 방침을 변경, 앞으로 구체적, 전문적인 보충설명이 필요한 경우 인수위 분과위 간사, 인수위원이 직접 하기로 했다.

이날 처음으로 윤병세 외교국방통일분과위 인수위원이 공동기자회견장을 찾아 한 언론이 보도한 내용에 대해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질문을 받았다.

한 인수위원은 언론과의 소통과 관련, “(인수위 차원에서)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보강하려고 한다”면서 “지금보다는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해질 것이며 처음이라 시행착오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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