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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줄만 알았는데”…南 357명, 금강산서 가족상봉

“죽은 줄만 알았는데”…南 357명, 금강산서 가족상봉

입력 2014-02-23 00:00
업데이트 2014-02-2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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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봉 위해 美·캐나다서도 참가…면회소서 가족 만나

“아버지! 돌아가신 줄 알았는데.”

6·25 전쟁 때 젖먹이였던 남궁봉자(61) 씨는 이산가족 2차 상봉단 357명의 일원으로 23일 오후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열린 단체 상봉행사에서 북쪽의 아버지 남궁렬(87) 씨를 만나 60여 년 만의 꿈 같은 재회의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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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상봉행사 2차 첫날인 23일 오후 금강산면회소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남측 김사분(왼쪽)씨와 김영순(오른쪽)씨가 북측 언니 김태운(79)씨를 안고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산가족 상봉행사 2차 첫날인 23일 오후 금강산면회소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남측 김사분(왼쪽)씨와 김영순(오른쪽)씨가 북측 언니 김태운(79)씨를 안고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강산 면회소에서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하는 것은 2010년 11월 이후 3년 4개월만이다.

아버지의 얼굴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봉자 씨는 “아버지가 전쟁통에 실종되셔서 돌아가신 줄만 알았는데 아직 살아계셔서 고맙다”며 “어머니가 5년 전에 돌아가셔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날 만남에는 봉자 씨의 딸 이윤숙 씨와 사위 최해인 씨도 동행했다.

또 이번 상봉에는 해외에서 거주하다 가족 상봉을 위해 태평양을 건너온 가족들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남편을 따라 성을 바꾼 미국 국적의 김경숙(81) 씨는 이날 오빠 전영의(84)씨를 만났고 최정수 씨는 언니 정애(80) 씨를 만나려고 캐나다에서 태평양을 건너 상봉에 참가했다.

정수 씨는 “전쟁통에 언니가 학교에 갔다가 오지 않았다”며 “언니가 잘해 주던 것이 지금도 기억에 남아 토론토에서 이렇게 왔다”고 말했다.

금강산에서는 남쪽의 동생 박금화(78), 추대(71), 금순(65) 씨는 전쟁 전에 출가했다가 생사를 알지 못하던 큰언니 계화(82) 씨를 만나 네 자매가 60여 년 만에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허리 수술로 거동이 불편하지만 휠체어를 타고 상봉에 참가한 금화 씨는 “돌아가신 부모님이 큰 언니만 전쟁통에 사라진 것을 평생의 한으로 생각하고 우셨다”며 “이제야 비로소 네 자매가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북쪽의 형 김재곤(84) 씨를 만난 장곤(80) 씨는 재작년 10월 버스에 치이는 교통사고로 거동이 불편하지만 이번이 형을 볼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에 금강산을 찾아 상봉에 참여했다.

또 이번에 나오는 북쪽 상봉 대상자의 상당수는 의용군에 의해 끌려갔다고 남쪽 가족들이 주장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북쪽의 동생 박운철(81) 씨를 만난 운성(85) 씨는 “6·25 때 의용군으로 끌려갔다”며 “우리는 의용군으로 끌려간 사람은 100% 죽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누나 조매숙(82) 씨를 만나려고 이번 상봉에 참가한 돈방(69) 씨는 “6·25 당시 우리는 강원도에 있었는데 누나 둘이 북한군 간호사 자격으로 끌려갔다고 들었다”며 과거를 회고했다.

이날 저녁 7시에는 같은 장소에서 남측 주최의 환영 만찬이 진행된다.

상봉 이틀째인 24일에는 금강산호텔에서 ‘개별상봉’과 ‘공동중식’, 이산가족면회소에서 ‘단체상봉’이 이어지며 마지막 날인 25일 오전 9시 금강산호텔에서 ‘작별상봉’을 끝으로 2박3일간 6차례, 11시간에 걸친 만남을 마감하게 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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