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유감’ 이례적…‘폭발·부상을 당한것’ 아쉬운 표현

北 ‘유감’ 이례적…‘폭발·부상을 당한것’ 아쉬운 표현

입력 2015-08-25 03:21
업데이트 2015-08-25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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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측이 조작” 발뺌하다 결국 유감표명, 의미있는 결과 ’충분했나’ 논란일듯…재발방지·포격도발 언급도 없어

남북간 군사적 충돌위기의 원인이었던 지뢰도발에 대한 북측의 25일 유감 표명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북측은 남북고위급접촉 결과문인 공동보도문에서 지뢰도발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공동보도문에서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였다’라고 명시됐다.

남북간 일촉즉발의 군사적 충돌위기를 촉발했던 비무장지대(DMZ)내 지뢰도발에 대해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한 것이다.

이번 유감 표명은 ‘북측’이라고 주체를 표시함으로써 우리 정부가 요구했던 ‘도발 주체’를 비교적 명확하게 적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지뢰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였다’는 표현이 다소 아쉬운 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측이 지뢰를 심어 직접 부상을 당하게 했다는 표현보다,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북측의 적극적인 도발에 의한 것이라는 의미가 다소 희석될 수 있는 표현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보다 ‘북측에 의해 지뢰폭발이 일어났고, 이를 통해 남측 군인들에게 부상을 입힌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는 취지의 문구가 북측에 의한 도발이라는 의미를 더 잘 살릴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해온 ‘확실한 사과’를 충족시켰느냐는 논란과 지적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동보도문에서 재발방지 약속을 담지 못한 것도 아쉬운 대목으로 지적된다.

북측의 지뢰도발에 대한 대응으로 우리 군이 대북 심리전 방송을 재개하자 북측이 DMZ 일대에서 포격도발을 한 것에 대한 언급도 담지 못했다.

그러나 북측이 고위급접촉 직전은 물론 협상기간에도 막판까지 지뢰도발에 대해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며, 남측의 조작극이라고 주장해온 점에 비춰보면 북측의 유감 표명을 이끌어낸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성과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북측은 1953년 정전협정 이후 수많은 도발을 일삼아왔지만 시인과 사과 또는 유감을 표명한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로 극히 드물다.

가장 가깝게는 2010년 천안함 폭침에 대해서는 남측의 조작극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같은 해 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해서는 책임을 남쪽으로 돌리고 있다.

다만, 1968년 1월21일 발생한 청와대 무장공비 침투사건(1·21 사태), 판문점 도끼만행사건(1976년8월18일), 1996년 9월18일 동해안 북한잠수함 침투사건, 2002년 제2차 연평해전 등 수건에 대해서는 사과나 유감 표명을 한 적이 있다.

그러나 북측 최고지도자의 책임은 회피한 채 극단주의자들의 소행으로 치부하거나, 향후 평화를 위해 ‘쌍방’이 노력하자는 표현 등으로 책임의 소재를 희석해왔다.

또 자발적으로 사과하기보다는 8·18 사건(판문점 도끼만행사건) 등과 같이 미국으로부터 고강도 군사적 압박을 받거나 남북관계나 주변정세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활용할 필요가 있을 때 고도의 계산에 따라 선택적으로 해왔다.

이번 지뢰도발에 대해서도 체제에 심각한 위협이자 이른바 ‘최고존엄’(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에 대한 모독으로 여기는 우리 군의 대북 심리전 방송을 중단하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유감을 표명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이번 공동보도문에도 불구하고 북측의 향후 각종 도발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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