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이달 말 낼듯…2野 주도 아래 與 비주류 참여 가능성우상호·박지원 대표발의, 추미애 제안설명 후 표결 예상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야권의 탄핵소추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김무성 전 대표 등 새누리당 비주류도 합세하면서 더욱 급물살을 타는 모습이다.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24일 정책조정회의에서 탄핵 추진 일정을 못 박았다. 이르면 다음 달 2일, 늦어도 9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민주당·국민의당 탄핵준비단이 탄핵안 마련에 속도를 낼 경우 이달 말 정의당과 함께 공동 발의할 예정이다. 탄핵안에 적시할 박 대통령의 혐의만 정하면 다음 주 초 초안이 완성된다.
일단 세 야당과 무소속을 합쳐 172명이 탄핵안 발의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김 전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도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 김 전 대표는 전날 대통령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탄핵안 발의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발의되면 2004년 3월 9일 노무현 당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발의 이후 12년 만이다. 노 대통령 탄핵안은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과 새천년민주당 의원을 중심으로 157명이 발의했다.
원내 사안인 만큼 대표 발의자는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와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2004년에도 한나라당 홍사덕 원내총무와 민주당 유용태 원내대표가 대표 발의했다.
본회의 표결에 앞서 이뤄지는 제안설명은 당시 민주당 조순형 대표가 했다. 이번에는 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탄핵안 발의는 야당이 주도할 수밖에 없다”며 “비주류 의원들이 발의에 동참할지, 표결에서만 찬성표를 던질지는 조금 더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탄핵안이 통과하려면 재적 의원의 3분의 2, 즉 200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야권에서 발의한 의원이 모두 찬성한다고 가정할 경우 28명 이상의 새누리당 찬성표가 더해져야 한다.
현재까지는 만에 하나 야권에서 일부 이탈표가 나오더라도 여야 합쳐 200명을 확보하는 게 어렵지 않다는 분위기다. 새누리당에서 40∼50명이 찬성하면 탄핵안 가결은 안정권으로 여겨진다.
김 전 대표는 탄핵에 찬성표를 던질 의원들로부터 ‘확약 서명’을 받고 있다. 김 전 대표의 측근인 김성태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탄핵에 찬성하는 의원은 오늘 중 40여명까지 되지 않겠는가”라고 예상했다. 유승민 의원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저희 당 안에 탄핵에 찬성하는 분들이 좀 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탄핵안 표결이 무기명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탄핵에 찬성하더라도 정치적 부담 등을 이유로 막상 표결에서 돌아서는 의원이 나올 수 있다.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무기명 투표라서 이탈표를 밝혀내기도 매우 어렵다.
탄핵에 반대하는 새누리당 주류 친박(친박근혜)계는 현 국면에서 ‘소수파’에 불과하지만, 탄핵 표결에 들어갈 경우 예상치 못한 응집력을 발휘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새누리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냉정하게 따져볼 때 탄핵의 가결 확률은 50대 50이라고 본다”며 “국정 혼란을 우려하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지는 상황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야당은 탄핵에 찬성할 새누리당 의원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22일 새누리당을 탈당한 김용태 의원은 이날 PBC 라디오에 나와 “새누리당을 탈당해서 분명하게 탄핵 의사를 나타내든지, 개인 성명을 내서 ‘나는 탄핵안이 발의되면 무조건 찬성한다, 반대한다’는 입장을 얘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새누리당 비주류 주축의 비상시국회의는 이런 의견을 고려해 오는 25일 회의에서 탄핵안 발의와 관련해 야당과의 협의 창구를 두는 문제와 탄핵에 대한 의원 개개인의 입장을 공표하는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황영철 대변인이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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