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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외교위원회 19년만에 부활, 대외 유화공세 전환 포석?

北 외교위원회 19년만에 부활, 대외 유화공세 전환 포석?

입력 2017-04-12 09:45
업데이트 2017-04-1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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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남·대미·대외경협 베테랑들 포진…“주요 기구로 활용 전망”

북한이 11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외교위원회를 19년 만에 다시 설치하면서 외교위 구성과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동유럽 사회주의가 잇따라 붕괴되던 1989년 11월 미국과 일본 등 서방국가와의 관계 개선을 통해 활로를 찾고자 입법기구인 최고인민회의 산하에 외교위원회를 신설했다.

하지만 북한은 1998년 9월 김정일 1기 체제 출범과 함께 헌법을 개정하면서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회를 폐지했다.

김일성 시대의 ‘유물’인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회의 부활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강경 메시지와 군사적 압박이 잇따르고 중국 내에서도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더욱 주목된다.

북한이 심각한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해 외교위원회를 내세워 미국, 중국 등 국제사회와의 관계 개선에 나설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

더욱이 오는 5월 한국에서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기 직전에 외교위원회를 설치한 것은 대남 유화공세를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이 앞으로 한국과 미국 등을 향한 적극적인 유화공세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외교위원회 구성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북한이 11일 발표한 외교위원회는 위원장과 위원으로 구성됐으며, 위원장으로는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이 선출됐다.

과거에도 외교위원회 위원장은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현재 당 부위원장)가 맡았다는 점에서 새로울 것은 없지만, 리수용은 유창한 프랑스어 실력을 바탕으로 30년간 제네바를 비롯한 유럽에서 활동하는 등 평생을 외교 분야에 몸담았던 베테랑 외교관이다.

외교위원 중 가장 먼저 호명된 리룡남 내각 부총리는 무역성(현재 대외경제성)에서 잔뼈가 굵은 대외 경협 전문가다.

베이징외국어대학 출신으로 중국에도 인맥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리룡남은 중국 등 외국과의 경제협력을 위해 활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룡남 다음으로 호명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은 남북회담 전문가로, 한국에는 2006년 10월 남북 군사실무회담 제2차 수석대표 접촉에 북측 대표로 참석하면서 얼굴이 알려졌다.

김정은 체제 들어서도 국방위원회 정책국에 몸담고 남북 군사당국자 접촉에 나왔던 리선권은 작년에 대남 담당 국가기구인 조평통이 설치되면서 조평통 위원장에 임명됐다.

외교위원회에는 노동자단체인 조선직업총동맹의 부위원장(김동선)과 청년동맹 비서(정영원)도 포함됐다.

남북교류가 한창일 때 북한이 청년동맹을 비롯한 사회단체를 내세워 대남 접촉에 나섰다는 점에서 북한의 대남 유화공세가 시작되면 이들이 리선권과 함께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외교위원회에는 북한의 대표적인 미국통이자 핵 협상 전문가인 김계관 외무성 1부상도 위원으로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끈다.

김계관은 6자회담 북측 수석대표로 미국과의 담판을 통해 2005년 9·19 공동성명과 2007년 2·13합의, 10·3합의를 이끌어냈으며 북미 관계 정상화 실무그룹의 북측 수석대표를 맡고 있다.

한편 이번에 외교위원으로 선출된 김정숙 대외문화연락위원회 위원장은 오랫동안 민간외교 분야에서 활동해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외교위원회의 구성원 면면을 보면 대남 협상, 대미 외교, 대외 경협, 민간외교 분야의 핵심 관계자들로 구성돼 있다”며 “북한이 앞으로 외교위원회를 대남 및 대서방 외교를 위한 주요 기구로 활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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