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언론은 우습나” “보도 내용을 지시하나” 尹 왜곡된 언론관 역풍

“인터넷 언론은 우습나” “보도 내용을 지시하나” 尹 왜곡된 언론관 역풍

이하영 기자
입력 2021-09-09 22:28
업데이트 2021-09-10 03:2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이미지 확대
윤석열, 고발사주 의혹 “신빙성 없는 괴문서”
윤석열, 고발사주 의혹 “신빙성 없는 괴문서”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신빙성 없는 괴문서”라고 말했다. 2021.9.8 국회사진기자단
‘고발 사주’ 의혹 정면 돌파를 시도했던 국민의힘 대선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해명 과정에서 엿보인 편향된 언론관으로 역풍을 맞았다. 의혹을 정치 공작으로 규정하면서 “‘메이저 언론’으로 문제제기하라”고 언급하면서다. 최초 의혹을 보도한 신생 인터넷매체 뉴스버스의 신뢰도를 깎아내리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지만, 검찰 시절 체화된 이분법적 언론관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윤 전 총장은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정치 공작을 하려면 인터넷매체나 재소자, 의원 면책특권 뒤에 숨지 말고 국민이 다 아는 메이저 언론을 통해서, 누가 봐도 믿을 수 있는 신뢰 가는 사람을 통해서 문제를 제기하라”고 말했다. 특히 KBS와 MBC를 언급하면서 “처음부터 독자도 많고 이런 데 (제보)하라”고도 덧붙였다.

윤 전 총장의 발언은 이른바 메이저를 제외한 전체 언론의 신뢰도를 깎아내리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주 120시간 근무’, ‘부정식품’ 발언 논란에 이어 약자에 대한 인식 부족의 연장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9일 페이스북에 “남은 것은 인터넷 매체를 우습게 보는 윤 전 총장의 한심한 언론관뿐”이었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게다가 어제 모인 기자분들을 다 총장 시절 대검 출입 기자 정도로 보는지, 이렇게 보도해라, 저렇게 보도해라, 가이드라인을 주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 박용진 의원도 “그런 언론 의식 가진 분이 대통령 돼서 인터뷰할 때 인터넷 언론 빼고 KBS, MBC만 들어와서 인터뷰하자 할까 겁난다”고 비난했다.

야권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 대선주자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 “메이저든 마이너든 모든 언론은 어떤 사안에 대해 취재하고 보도하고 의혹을 제기할 자유가 있다”며 “상처받은 언론들에 사과하길 바란다”고 적었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정치 공작을 하려는 주체’를 향해 공작하려면 차라리 신생 매체를 이용하지 말고 널리 알려진 매체를 통해 대대적으로 공격하라는 뜻으로, 주어가 생략돼 오해가 생긴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2021-09-10 3면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