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마드 레자 바크티아리 주한 이란대사 인터뷰
모하마드 레자 바크티아리 주한 이란대사는 9일 “이란과 북한 간 핵 프로그램 교류는 없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2000년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이 생겼을 때부터 한국의 금융감독원이 미국의 압력을 받아 조사해왔다고 주장했다. 바크티아리 대사는 서울 동빙고동 주한 이란대사관에서 진행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란 간 핵프로그램 및 미사일 기술 교환 의혹에 대해 “미국이 꾸며낸 얘기”라면서 “이란은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필요없으며, 이란의 지식과 기술만으로 충분히 미사일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모하마드 레자 바크티아리 주한 이란대사가 9일 서울 동빙고동 이란대사관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국제사회의 대 이란 제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태웅기자 tuu@seoul.co.kr
김태웅기자 tuu@seoul.co.kr
→한국 정부가 이란에 대한 독자 제재 여부를 놓고 고민한다는 관측이 있다.
-이란의 핵 개발은 평화적 이용이 목적인데 미국이 불법적으로 제재하고 있다. 미국의 제재 때문에 이란과 한국 사이에 불편한 일이 생기는 것이다. 이란과 한국의 우호적 관계는 어떤 일이 있어도 전진해야지 후퇴해서는 안된다.
→만약 한국이 이란 제재에 동참한다면.
-통계로 얘기하겠다. 1997년 17억달러였던 양국 교역량은 올해말에 가면 역대 최대치인 130억달러로 예상된다. 한국이 제재에 동참한다면 이런 관계가 피해를 입을 것이다.
→그런 의견을 한국 정부에 전달했나.
-한국 정부 관리들과 얘기를 많이 나누려고 노력하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만나 한국이 외부 압력 때문에 양국관계를 잘못 이끌지 말아달라고 당부할 생각이다.
→한국 정부로부터 제재와 관련한 무슨 메시지를 받았나.
-특별한 얘기를 듣지 않았다. 언론을 통해 정부소식통이라는 사람의 발언을 보긴 했는데, 누가 얘기한 건지는 모르겠다.
→한국으로서는 북한 문제에서 미국의 도움을 받아야하기 때문에 이란 제재를 외면하기 힘든 측면도 있는 것 같다. 제3의 해결책은 없을까.
-미국은 한국과의 관계를 이용하고 있다. 한국은 미국과 이란을 저울에 달아 이익을 따져봐야 한다. 만약 한국이 제재에 동참한다면 양국의 교류와 기업활동에 여러 문제가 생길 것이다. 2000여 곳의 한국 기업과 그 가족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 양국은 정치적 관계 없이는 경제적 활동이 불가능하다. 대화를 통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해결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북한과 이란 간 핵 개발 커넥션 의혹을 제기한다. 북한은 이란에 미사일 기술을 제공하고 이란은 북한에 우라늄 농축 기술을 전수해준다는 것이다.
-그건 미국 등 서방 국가가 꾸며내는 얘기다. 이란은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필요없다. 우리는 스스로의 지식과 기술로 충분히 미사일을 만들 수 있다. 북한은 물론 어떤 다른 나라의 기술도 필요없다. 이란과 북한 간 핵 프로그램 관련 교류는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이란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이 중국, 북한 등과 핵 확산 관련 자금 거래를 했다는 증거를 미국 정부가 한국에 제시했다는 관측이 있다.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은 2000년 설립된 이래 법 테두리 안에서 활동했고 이상한 활동을 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금감원은 미국의 압력으로 조사를 해왔다. 그래도 조사 결과 아무런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다. 증거가 있다는 미국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미국은 증거를 위조하는 데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이라크를 공격하기 전에 미국은 핵과 대량살상무기가 있다고 했으나 결국은 증거가 없지 않았나.
→2000년 설립 당시부터 금감원이 미국의 압력으로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을 조사했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미국은 그런 식으로 멜라트은행의 문을 닫게 하려 했다.
→이란이 천안함 사건 관련 대북 비난성명을 발표하지 않았던 이유는.
-이란은 남북한의 중간에서 똑같이 중도적으로 지낸다. 우리는 남북한이 가까워지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
→한국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란과 한국 관계는 우호가 깊기 때문에 외부 압력으로 금세 어떻게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제재가 가해진다면 이란도 그에 상응한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다. 한국은 역사적으로 다른 나라를 공격한 적이 없는 평화의 나라다. 한국은 앞으로 더욱 발전하기 위해 중동의 이슬람 국가들을 잡아야 한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2010-08-10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