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종전선언’ 다음날 제재 완화 꺼낸 정의용… 北美 호응 얻을까

‘文 종전선언’ 다음날 제재 완화 꺼낸 정의용… 北美 호응 얻을까

김헌주 기자
김헌주, 임일영, 신융아 기자
입력 2021-09-23 22:32
업데이트 2021-09-24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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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개 총력

“北 4년간 모라토리엄 유지… 완화 시점”
美국방부 “종전선언 논의에 열려있다”
“反中 국가 블록 규정은 냉전시대 사고”
“中 국력 신장에 따른 공세적 외교 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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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맨 오른쪽) 외교부 장관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뉴욕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에서 토니 블링컨(가운데) 미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맨 왼쪽) 일본 외무상과 함께 대북 인도적 지원 등을 논의하고 있다. 뉴욕 AP 연합뉴스
정의용(맨 오른쪽) 외교부 장관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뉴욕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에서 토니 블링컨(가운데) 미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맨 왼쪽) 일본 외무상과 함께 대북 인도적 지원 등을 논의하고 있다.
뉴욕 AP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종전선언에 다시 불을 붙이자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대북 제재 완화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정부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개를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대북 인도적 협력은 물론 종전선언과 제재 완화까지 테이블에 모두 올려놓고 북을 대화로 끌어내겠다는 의도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심폐소생에 성공할지는 아직 상황 관리에 보다 무게를 둔 듯한 미국과 ‘하노이 노딜’ 트라우마로 불신이 여전한 북측의 반응에 달렸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정 장관은 22일(현지시간) 미국외교협회 초청 대담에서 북한이 2017년 11월 이후 4년간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은 것을 언급하며 “미국은 제재 완화나 해제 준비가 안 돼 있지만, 북한이 4년간 모라토리엄(핵실험·장거리미사일 발사 유예)을 유지해 왔기 때문에 우리는 (제재 완화를) 고려할 때라고 생각한다”면서 “(북한의) 행동에 따라 제재를 완화하는 창을 열어 놓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비핵화 방안으로 합의 위반 시 제재를 복원하는 ‘스냅백’(snap-back)을 활용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 카드를 꺼낸 데 이어 이날도 호놀룰루 히캄 공군기지에서 열린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에서 “종전선언은 한반도를 넘어 평화를 염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용기가 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미 국방부는 이날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 첫 입장을 내놓았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종전선언 가능성에 대한 논의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원론적 답변으로 볼 수도 있지만, 여지를 남겨 둔 것으로 해석된다.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스냅백 방식의 제재 완화와 관련해 “스냅백 작동 이전에 북한이 수용할 만한 제재 해제안을 미국이 던질 수 있느냐가 문제”라며 “북한은 2019년 하노이 협상 때 제시된 제재 완화 수준이 아니라면 굳이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고, 미국은 북한이 먼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 양쪽 다 이를 받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정 장관은 미국외교협회 초청 대담에서 “중국이 공세적 외교를 펼치는 것은 당연하다”는 취지로 답변하는가 하면 진행자가 태평양의 미국·한국·일본·호주를 ‘반(反)중국 국가’의 블록으로 규정하려 하자 “그건 냉전시대 사고 방식”이라고 반박했다. 일각에선 정 장관이 중국 입장을 두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중국의 외교·경제력 등 국력 신장에 따라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려고 하는 것에 대해 자연스러워 보인다고 표현한 것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2021-09-2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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