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떨고있니”…수장교체 자치단체 긴장

“나 떨고있니”…수장교체 자치단체 긴장

입력 2010-06-04 00:00
업데이트 2010-06-04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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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살생부가 나온다더라”····지역 공직사회 크게 술렁

“조만간 살생부가 나온다더라”, “누구는 어젯밤 늦게 당선자 집에 찾아갔다더라”

지방선거에서 새로운 단체장이 당선된 지역을 중심으로 공직사회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특히 당선이 유력하던 후보가 낙선한 지역이나 특정 정당에서 독식하던 곳에서 단체장이 바뀌면서 권력교체에 따른 대규모 인사 후유증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반면,일부에서는 권력이 집중됐던 주류세력의 교체에 기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살생부설 ‘솔솔’

제주지사 선거에서 전직지사인 우근민 후보가 당선되면서 고위직을 중심으로 대규모 자리 이동설이 나돌고 있다.

 이는 일부 고위직 공무원들이 낙선한 현명관 후보를 공공연히 지원한 데 따른 것으로,현 후보는 이미 선거과정에서 ‘공무원 살생부’가 나돌고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진보성향으로 분류되고 있는 장만채 후보가 교육감에 당선되고 나서 전남도교육청에서는 ‘누구는 이미 아웃이다’,‘누구는 동문 선후배 줄을 잡았다더라’라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특히 당선자가 시스템 변화에 치중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교육청 내부에선 고위직 대부분을 물갈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당사자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얼마나 바뀔까” 술렁술렁

수도권 광역단체 중 유일하게 지방권력 교체가 이뤄진 인천시는 공직사회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되면서 크게 술렁이고 있다.

 특히 민주당 송영길 당선자가 지난 8년간의 ‘안상수 시장 체제’에 대해 “시의 인사행정에 문제가 많았다”고 수차례 지적해 왔기 때문에 시 고위직에 대한 대대적 인사쇄신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민주당 이시종 후보가 현직인 한나라당 정우택 지사를 누르고 당선된 충북도에서도 고위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특히 직책상 현직을 지원해온 것처럼 보인 공무원들은 안절부절못하며 이 당선자의 일거수일투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전시는 염홍철 당선자가 4년 만에 다시 시장으로 복귀하면서 상당수 국.과장,산하 기관장들이 물갈이될 것으로 보여 거론되는 인사를 중심으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일부선 기대감도

강운태 광주시장 당선자는 당선 후 언론인터뷰 등을 통해 “그동안 잘못된 관행들을 바꿔나간다는 기본 전제하에 일하는 분위기 아이디어를 내는 공무원을 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강 당선자가 시장과의 관계 등을 중시하는 인사정책을 펴지 않겠다고 하자 그동안 인사상 과다한 혜택을 본 사람들에 대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인천시의 한 공무원은 “그동안 인사 때마다 공직사회에서는 지연.정실인사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며 “송 당선자가 학연.지연을 벗어난 탕평인사와 실력.능력이 존중되는 인사를 다짐한 만큼 실천 여부에 대한 기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광재 후보가 도지사로 당선된 강원도청에도 긴장감과 기대감이 교차하고 있다.

 주요 보직을 맡아왔거나 여당 후보에 줄을 댔던 공무원들은 당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으나 인사에서 배제됐던 공무원들은 열심히 일할 기회가 왔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보복인사 없다”..화합 강조하기도

4년 만에 복귀한 염홍철 대전시장 당선자는 공무원들의 불안감을 아는 듯 첫 당선 기자회견에서 “보복인사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공직내부 및 시민과의 화합에 주력하겠다”고 불안심리를 다독였다.

 우근민 제주지사 당선자는 상대 후보 측에서 ‘살생부’를 거론하자 “이는 공무원들을 협박하고 모욕하는 것”이라며 공무원들을 달랬다.

 김두관 경남지사 당선자도 인사와 관련해 “원칙을 지키되,유연하게 할 예정”이라며 “부단체장은 시장·군수의 의견을 존중해 역량 있는 사람을 쓰도록 하겠다”라고 조직의 안정을 거듭 강조했다.

 현직 시장을 이긴 한범덕 청주시장 당선자는 공직자 출신답게 “공무원들은 단체장이 퇴직할 때까지 충성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무리한 정치적 행보를 보인 것이 아니면 문제 삼을 생각도 없고,문제로 삼아서도 안된다”고 말해 공무원들이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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