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 끝 반전…중대기로 맞은 文-安 단일화 협상

진통 끝 반전…중대기로 맞은 文-安 단일화 협상

입력 2012-11-23 00:00
업데이트 2012-11-23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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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간 단일화 협상은 22일 두 후보의 담판 결렬로 최대 위기를 맞다 심야에 양측이 접점을 찾아가는 쪽으로 급선회하는 등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숨가쁘게 흘러갔다.

두 후보는 전날 TV토론에서 회동을 즉석에서 합의함에 따라 이날 오전 10시30분 서대문구 소재 한 호텔에서 단독회동을 갖고 담판에 나섰으나 1시간30분만에 성과없이 헤어졌다.

단일화 룰의 핵심쟁점인 여론조사 문항을 둘러싸고 지지도 조사를 주장한 문 후보와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와의 가상대결 방식을 주장한 안 후보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다.

회동 후 양측 대변인은 “한 걸음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두 후보의 재회동 여부가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실무협상도 ‘올스톱’되는 등 단일화 협상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문 후보는 이날 오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절충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했고, 안 후보는 일정을 전면 취소한 채 모처에서 홀로 머물며 ‘숙고의 시간’을 갖는 등 양측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런 가운데 소설가 황석영씨를 비롯한 102명의 문화예술계ㆍ종교계 서명파가 오후 늦게 안 후보측 가상대결 조사와 문 후보측 원안인 적합도 조사를 절반씩 반영하자는 중재안을 제시, 거중조정에 나서면서 상황은 긴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황씨와 서울대 조국 교수 등은 오후 9시 종각에서 단일화를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기도 했다.

문 후보측이 중재안 수용 입장을 밝힌 반면 안 후보측은 “적합도와 가상대결이 다른 범주여서 충돌되는 결과가 나오면 누구도 승복할 수 없는 조사”라면서 사실상 거부, 쉽사리 진척은 이뤄지지 않는 듯 했다.

그러나 안 후보측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오후 11시20분 기자회견을 통해 문 후보측 수정안인 지지도와 가상대결을 결합한 절충안을 역제안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안 후보측이 “마지막 양보”라며 배수의 진을 친데는 역제안을 통해 협상의 주도권을 되찾아오면서 미궁 속으로 빠져든 협상 교착 상태의 출구를 찾으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에 문 후보측도 심야 선대위 핵심 관계자 및 협상팀이 긴급 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하는 등 긴장감 속에 긴박하게 움직였다.

문 후보 캠프는 최종 결론을 유보한 채 23일 오전 0시20분께 우상호 공보단장을 통해 “진지하게 숙고해 검토하겠다”며 “협상팀이 먼저 조건없이 만나야 한다는 것이 기본생각”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문화예술계ㆍ종교계 서명파의 중재안 보다 불리한 안이라는 판단에 더해 안 후보측 박 본부장이 조직동원 행위에 대해 강력한 경고를 보낸 것을 두고 “민주당을 선거 부정세력으로 규정한 것 아니냐”는 불만스런 기류도 표출됐지만 상황의 엄중함을 감안, 문 후보측으로서도 무작정 거부하기는 힘든 처지다.

실제 황씨 등은 문 후보측에 안 후보측 역제안의 수용을 권유했다는 후문이다.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가던 양측이 극적으로 막판 접점 찾기에 나선데는 일차적으로 두 후보가 합의한 ‘후보등록(25∼26일) 전 단일화’를 성사시키려면 시한이 촉박하다는 절박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름다운 단일화’를 통한 시너지 효과 극대화라는 당초 기대와 달리 양측의 갈등이 이전투구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국민의 피로도만 증폭, 여론이 극도로 악화된 것도 양측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문화예술계ㆍ종교계 서명파 등 시민사회의 전방위 중재노력도 양측을 움직이는 압박 요인이 됐다.

특히 전날 TV토론을 시청한 전북 전주의 한 50대 남성이 ‘단일화를 해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투신자살한 사건이 이날 오후 늦게 알려지면서 양 캠프의 기류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투신자살 소식이 전해지자 양 캠프는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 더이상 ‘치킨게임’식 대립을 계속할 경우 여론의 커다란 역풍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에 휩싸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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