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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적 주장으로 끝나버린 北유엔대사 기자회견

일방적 주장으로 끝나버린 北유엔대사 기자회견

입력 2013-06-22 00:00
업데이트 2013-06-22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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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 회견에 나온 각국 기자들 일일이 신원확인해 눈길

신선호 유엔 주재 북한대사가 ‘한반도 상황’에 대한 주제로 기자회견을 자청한 21일(현지시간) 오전 11시 유엔본부 2층 기자회견장.

북한의 3차 핵실험과 그에 따른 유엔의 제재 결의, 한반도 긴장 상황 등에 대한 높은 관심 때문인지 회견장에는 시작도 하기 전에 각국의 취재진 200여명이 몰려들었다.

특히 최근 남북대화가 무산된 상황에서 지난 주말 북한이 미국에 대화 재개를 촉구한 터라 북한의 회견 내용에 각국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2010년 천안함 사태 당시 예고없이 기자회견을 한 지 3년만에 북한 측의 회견이 있어서인지 유엔 측 공보담당 직원들도 긴장된 표정으로 회견장에 들어오는 기자들의 신분을 확인했다.

회견 참석 가능자는 각국 기자들로만 제한됐다. 북한의 회견 내용에 관심이 있는 외교관들은 출입이 금지됐다.

북한 신 대사는 예정된 시간을 13분 넘겨 회견장에 도착했다.

회견에 앞서 한 북한 외교관은 시작 20여분 전부터 회견장에 나와 각국 기자들을 상대로 일일이 국적과 소속사, 이름 등을 적어달라고 요청해 눈길을 끌었다.

오전 11시13분. 자리를 잡은 신 대사는 물 한잔을 들이킨 뒤 “시작해도 되죠? 오늘 기분이 어때요? 만나게 돼서 기쁘군요”라면서 준비해온 회견문을 읽어나갔다.

회견문 첫 장에는 ‘남조선주둔 <<유엔사령부>>를 해체하는 것은 조선반도와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긴장완화와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필수적요구’라는 긴 제목이 적혀 있었다. 회견문 전체 분량은 10쪽.

신 대사는 남한에 주둔한 유엔군사령부는 미국이 이름만 도용해 사용하는 부당한 기구라는 내용의 회견문을 쉼없이 20여분간 읽어내려갔다.

이후 각국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신 대사는 질문의 내용과 성격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유엔군사령부 철수, 미국의 북한에 대한 핵위협 제거 등 익히 아는 기존의 주장을 답변으로 되풀이했다.

어떤 질문을 해도 유사한 답변이 나오자 회견장 한 편에서는 일부 기자들의 웃음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남북대화 및 북미대화의 재개 가능성에 대한 북한 측의 입장을 듣고자 모였던 취재진들로선 다소 김빠지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회견이 시작된 지 50여분만인 정오께 신 대사는 ‘이제 그만 마치겠다’면서 회견장을 빠져나갔다. 신 대사 일행은 회견장을 나가기에 앞서 이날 회견문 내용을 영문·한글본으로 구분해 회견장에 배포했다.

신 대사 일행 3명이 유엔본부 건물을 빠져나가는 동안 연합뉴스 특파원들이 쫓아나가 “남북대화가 언제쯤 재개될 것 같으냐”고 물었지만 신 대사는 “북한은 쌍무대화든, 다자대화든 할 용의가 있다. 그런데 사람을 콕 찍어 누가 대화에 나와야 한다는 남측 태도가 말이 되느냐”는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인 뒤 서둘러 유엔본부를 빠져나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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