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 결핵약을 ‘밥맛 도는 약’으로 오용”

“북한 주민들, 결핵약을 ‘밥맛 도는 약’으로 오용”

입력 2013-07-10 00:00
업데이트 2013-07-10 15:2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대한결핵협회 “해주에 결핵병원 설립추진”

“하나원(북한이탈주민 정착 지원 기관)에 머무는 탈북자들이 과거 습관에 따라 의사의 진료보다는 진통제나 ‘밥맛 도는 약’을 요구하는데 이런 약들은 내성을 일으켜 중요한 질병이 생겼을 때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10일 대한결핵협회와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이 국회에서 주최한 ‘결핵퇴치와 한반도 평화통일 프로세스’ 세미나에서 발표자로 나선 하나원 소속 전정희 사무관은 북한 내부와 탈북민 의료 실상을 이같이 전했다.

전 사무관은 북한이탈주민의 주요 의료문제로 ▲ 결핵과 B형간염 ▲ 약물의존 및 오남용 ▲ 불완전한 질병 치료행태와 만성화 등을 꼽았다.

하나원 조사에 따르면 탈북민의 결핵 유병률(환자 비율)은 최근까지 탈북민 약 2만3천명 가운데 2.6%로 한국인의 10배가 넘고, 2010년 이후 입국한 탈북민 남성은 6%를 넘는 수준이다.

북한에서 임신부 대상 B형간염 예방접종을 하지 않는 탓에 B형간염 보균율도 한국인의 3∼4배로 높다고 전 사무관은 전했다.

감염병 유병률이 높은 이유는 탈북 과정에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 어렵고, 1990년대 북한의 경제난으로 의료체계가 붕괴됐기 때문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 사무관은 “1990년대 경제난이 고조돼 의료체계가 붕괴하면서 북한주민들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장마당’ 등에서 스스로 약을 구입해 자가 치료하는 습관이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질병이 만성화 되고 약물을 오남용 하는 경향도 확산했다는 것이다.

북한에서는 결핵치료제인 이소니아지드(isoniazid)가 ‘밥맛 도는 약’으로 널리 쓰이고, 수술 후 뇌 압력을 낮추기 위해 쓰이는 만니톨 주사액이 두통치료제로 오용되는게 대표적인 사례.

약물 오남용과 불완전한 치료로 인해 결핵 내성률도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09년 탈북민 대상의 한 조사 결과 치료제 내성률이 무려 21%나 됐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심각한 북한의 결핵을 관리하는 데 한국의 지원 필요성이 제기됐다.

정근 대한결핵협회 회장은 대북 의료협력 사업을 펼쳐온 국내 의사단체 그린닥터스 및 미국의 제로티비(Zero TB) 아메리카와 손잡고 북한 해주에 ‘코리아 결핵병원’을 설립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핵협회는 이를 위해 연내에 해주를 방문하고 국내 시민사회의 협력을 끌어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코리아 결핵병원 설립은 정부의 대북 기조에 부합하는 평화적 구호활동으로, 북한 결핵퇴치 활동에 획기적인 변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