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찍고 싶지만… 文될까봐 주저” 거부감 덜한 安으로 표심 흔들려
한국당도 “될 사람에 투표” 우려安 ‘달콤한 독’ 될라 보수 거리둬… 호남 외면 의식해 ‘연대’ 선긋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6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7. 4. 6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2017. 4. 6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현재 선거 구도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대세론’을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위협하는 모양새로 흐르고 있다. 보수 정당 후보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극심한 지지율 정체기에 갇혀 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와 이에 따른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보수 지지층의 구심력이 약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홍 후보와 유 후보가 최근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을 경쟁적으로 방문해 공을 들이는 것도 ‘보수 지지층 결집’이 첫 번째 목적이다.
그런데 최근 보수층 표심이 홍 후보나 유 후보가 아니라 안 후보에게로 옮겨 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안 후보가 문 후보와 양강 구도를 형성하는 데에도 보수 표심을 흡수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보수 지지층이 “될 사람을 뽑겠다”는 마음으로 안 후보를 전략 지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당 소속 한 재선 의원은 5일 “홍 후보에게 투표했다간 문 후보가 당선될까 봐 문 후보에 비해 거부감이 덜한 안 후보를 지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 후보의 약진으로 홍 후보와 유 후보의 마음만 점점 타들어가는 형국이다.
안 후보는 보수표 쏠림 현상이 ‘달콤한 독(毒)’이 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 보수 진영 깊숙이 외연 확장을 시도했다간 자칫 자신의 지지기반인 호남민들에게 외면당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호남민들은 대선 때마다 진보 진영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전략 투표’를 해 온 전통이 있다. 안 후보가 ‘연대론’에 거부감을 보이며 ‘자강론’을 강조하는 것도 이러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같은 맥락에서 문 후보가 안 후보를 ‘보수 후보’ 프레임에 가두는 이유 역시 자신이 호남 적통 후보임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2017-04-0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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