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소방관 명복 빈다”…소방노조 “안에 사람 없었는데 왜 목숨 잃게 하나” [이슈픽]

文 “소방관 명복 빈다”…소방노조 “안에 사람 없었는데 왜 목숨 잃게 하나” [이슈픽]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2-01-07 17:04
수정 2022-01-0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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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민 비서실장 빈소 조문… 文 위로 메시지 전달

文 “소방관들, 책임감·용기로 화마와 맞서”
文, 전날에도 “가슴이 멘다”… 거듭 위로
소방노조 “무리한 진압 명령에 동료 잃어”
“지휘부 잘못 인정하고 유족에 사과하라”
매뉴얼 개정 등 사고 재발 대책 마련 촉구
탈출 동료들, 빈소서 동료 영정 보고 오열
경기도 평택시 청북읍의 한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에서 큰불이 나, 이 불을 끄기 위해 건물 내부에 진입했던 이형석 소방위(왼쪽부터)와 박수동 소방교, 조우찬 소방사 등 소방관 3명이 갑자기 재확산한 불길에 고립됐다가 끝내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연합뉴스
경기도 평택시 청북읍의 한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에서 큰불이 나, 이 불을 끄기 위해 건물 내부에 진입했던 이형석 소방위(왼쪽부터)와 박수동 소방교, 조우찬 소방사 등 소방관 3명이 갑자기 재확산한 불길에 고립됐다가 끝내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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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조전 대독하는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
문재인 대통령 조전 대독하는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7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제일장례식장에 마련된 평택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이형석 소방경 빈소를 찾아 문재인 대통령 조전을 대독하고 있다. 2022.1.7 [공동취재]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경기 평택의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 투입됐다 고립돼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3명의 소방관에 대해 “투철한 책임감과 용기로 화마와 마지막까지 맞서다 순직한 세 분 소방관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순직 소방관들에게 위로 메시지를 보낸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소방노조는 “안에 사람도 없었는데 왜 동료가 목숨을 잃어야 했느냐”며 지휘부의 무리한 진압 명령을 비판하고 대비책을 강구해달라고 호소했다. 함께 화재 현장에 투입됐다 살아남은 소방관 동료들은 빈소에서 순직한 동료들의 영정을 보며 오열했다. 

靑 “유사 사고 다신 없게 대책 내놓겠다”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평택시 제일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를 조문한 뒤 문 대통령의 위로 메시지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런 언급과 함께 갑작스러운 사고에 슬픔에 잠긴 유가족들에게 위로를 표했다고 유 실장은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에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최전선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헌신적인 구조 활동을 벌이다 순직하신 세 분의 소식에 가슴이 멘다”며 고인들의 명복을 빌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전했다.

유 실장은 “유사한 사고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정부가 잘 논의해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영상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2.1.4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영상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2.1.4 연합뉴스
평택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이형석 소방경 빈소. 연합뉴스
평택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이형석 소방경 빈소. 연합뉴스
소방노조 “‘어쩔 수 없는 사고’라 말고
무리한 화재 진압 지휘부 인정하라”
동료를 잃은 소방노조는 이날 “우리 소방관을 헛되이 죽음으로 내몰지 말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순직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비책을 마련하라고 당국에 촉구했다.

소방을 사랑하는 공무원노동조합은 성명서에서 “지난해 쿠팡 물류센터 화재의 소방관 순직 사고 이후 6개월 만에 매우 흡사한 사고가 났다”면서 “지휘부는 유족들에게 일일이 사죄하고 철저한 대비책을 강구하라”고 밝혔다.

이어 “반복되는 무리한 진압 명령으로 또 동료를 잃었다”면서 “내부에 사람이 있었나 위험물이 있었나. 왜 우리 동료는 목숨을 잃어야 했나”라고 화재 당시 지휘부의 현장 판단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어쩔 수 없는 사고였다는 위기 모면성 주장은 하지 말고 지휘부의 무리한 화재 진압을 인정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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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현장에서 병원으로 호송되는 소방관
화재현장에서 병원으로 호송되는 소방관 경기도 평택시의 한 신축 냉동창고 공사장 화재 진압에 나선 소방관 3명이 실종된 가운데 6일 오후 실종 소방관을 구조해 병원으로 호송하고 있다. 2022.1.6 뉴스1
순직 사고를 막는 대안으로는 현장 상황에 맞도록 화재 진압 매뉴얼 개정, 화재진압·웨어러블(착용형) 로봇 도입 등을 제시했다.

이번 화재는 지난 5일 오후 11시 46분쯤 경기도 평택시 청북읍 고렴리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에서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에 나서 이튿날 오전 6시 32분쯤 큰불을 껐지만 사그라들었던 불씨가 갑자기 다시 확산하면서 건물 2층에 투입됐던 소방관 3명이 고립됐다가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불은 19시간여 만인 6일 오후 7시 19분쯤 완전히 진화됐다.
6일 오후 경기 평택시 청북읍 냉동창고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이 진화 작업 중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밤새 이어진 진화 작업에 지쳤던 상황에서 고립됐던 동료가 사망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19시간 만에 완진된 이번 화재는 5일 밤 11시 46분쯤 처음 신고됐으며, 6일 내부 잔불 정리를 하던 소방관 3명이 불이 다시 크게 번지며 고립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연합뉴스
6일 오후 경기 평택시 청북읍 냉동창고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이 진화 작업 중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밤새 이어진 진화 작업에 지쳤던 상황에서 고립됐던 동료가 사망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19시간 만에 완진된 이번 화재는 5일 밤 11시 46분쯤 처음 신고됐으며, 6일 내부 잔불 정리를 하던 소방관 3명이 불이 다시 크게 번지며 고립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연합뉴스
생사 갈렸던 동료들 빈소 찾아 오열
“탈출 동료들, 정신적 충격 매우 커”
이날 순직한 소방관 3명과 평택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 3명과 함께 건물 내부에 진입했다가 간신히 탈출한 소방관들이 동료들의 빈소를 찾아 오열했다.

A씨와 B씨 등 소방관 2명은 이날 오후 3시쯤 검은색 점퍼 등 사복 차림으로 이형석(50) 소방경·박수동(31) 소방장·조우찬(25) 소방교의 빈소가 마련된 평택 제일장례식장에 들어섰다.

다른 동료 2명과 함께 이곳을 찾은 A씨는 장례식장 입구에서부터 눈물을 흘렸다.

그는 탈출 당시 상처를 입은 듯 한쪽 손목에 의료용 밴드를 감고 있었다. B씨는 침통한 표정으로 A씨를 다독이며 빈소로 향했다. A씨는 동료들의 영정을 보고는 오열했다.

이들이 조문하고 유족을 위로하는 모습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빈소 밖으로 A씨의 울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평택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 진압 과정에서 순직한 소방관 3명을 추모하기 위해 7일 마련된 경기 평택역 광장 합동분향소에서 시민들이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있다.   연합뉴스
평택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 진압 과정에서 순직한 소방관 3명을 추모하기 위해 7일 마련된 경기 평택역 광장 합동분향소에서 시민들이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있다. 연합뉴스
A씨는 조문을 마치고 다른 동료들의 부축을 받으며 나올 정도로 슬픔과 충격이 큰 모습이었다.

이들과 함께 빈소를 찾은 한 소방관은 A씨 등에 대해 “고인이 되신 분들과 같은 팀 소속으로 현장에 같이 투입됐다가 겨우 탈출한 동료들로, 치료받고 왔다”면서 “건강상 큰 지장은 없는데 정신적 충격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순직 소방관 3명에
1계급 특진 옥조근조훈장 추서
앞서 경기도는 순직 소방관 3명을 7일 자로 1계급 특진하고 옥조근조훈장을 추서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합동영결식은 8일 오전 9시 30분 평택 이충문화체육센터에서 경기도청장(葬)으로 거행된다. 장의위원장은 오병권 경기도지사 권한대행이 맡는다.

고인들의 유해는 8일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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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차로 이송되는 실종 소방관
구급차로 이송되는 실종 소방관 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의 한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실종됐던 소방관이 구급차로 이송되고 있다. 2022.1.6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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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경기 평택시 청북읍 냉동창고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진화 작업 중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밤새 이어진 진화 작업에 지쳤던 상황에서 고립됐던 동료가 사망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이번 화재는 지난 5일 밤 11시 46분쯤 처음 신고됐으며, 6일 내부 잔불 정리를 하던 소방관 3명이 불이 다시 크게 번지며 고립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연합뉴스
6일 오후 경기 평택시 청북읍 냉동창고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진화 작업 중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밤새 이어진 진화 작업에 지쳤던 상황에서 고립됐던 동료가 사망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이번 화재는 지난 5일 밤 11시 46분쯤 처음 신고됐으며, 6일 내부 잔불 정리를 하던 소방관 3명이 불이 다시 크게 번지며 고립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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