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길었던 43분… 유승민 “당론에 배치된 일 안 했다”

유난히 길었던 43분… 유승민 “당론에 배치된 일 안 했다”

이영준 기자
이영준 기자
입력 2016-02-26 22:56
업데이트 2016-03-01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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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관심 새누리 대구 동을 공천 면접

긴장 역력… 예정된 15분 넘긴 채 문답
朴대통령 비판한 대표연설 집중 해명

정종섭·곽상도·윤두현 등 TK 총출동… 이한구 “현역들 뭘 했나” 물갈이 예고
공천 신청자 여론조사로 솎아내기 관측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26일 ‘텃밭’인 대구·경북(TK)에 출마한 예비후보자들에 대한 면접 심사를 했다. 특히 ‘TK 물갈이설’의 진원지가 된 유승민(대구 동을) 의원의 면접 심사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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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이 탑니다
목이 탑니다 제20대 총선 새누리당 대구 동구을에 공천을 신청한 유승민(왼쪽) 의원과 이재만 전 동구청장이 26일 면접장 입구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도중 나란히 앉아 물을 마시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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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구갑에 출사표를 던진 손종익(왼쪽) 예비후보가 면접 자리에 앉기 전 공천관리위원회 위원들에게 큰절을 하고 있다. 같은 지역에 예비후보로 나선 정종섭 (오른쪽) 전 행정자치부 장관도 면접장에 들어서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대구 동구갑에 출사표를 던진 손종익(왼쪽) 예비후보가 면접 자리에 앉기 전 공천관리위원회 위원들에게 큰절을 하고 있다. 같은 지역에 예비후보로 나선 정종섭 (오른쪽) 전 행정자치부 장관도 면접장에 들어서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유 의원은 면접 시간에 맞춰 모습을 드러냈다. 애써 웃음을 지어 보였지만 손을 계속 무릎에 비벼대는 등 긴장한 듯한 모습도 보였다. 지역구 경쟁자인 이재만 전 동구청장과는 대화 없이 악수만 나눴다. 면접 심사는 예상시간 15분을 훌쩍 넘은 43분 동안 진행됐다. 면접을 마친 유 의원은 다른 후보와는 달리 취재진 앞에 서지 않고 곧바로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유 의원은 “주로 원내대표 할 때 대표 연설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내가 했던 대표 연설은 우리 정강정책에 위배되는 게 전혀 없다. 거듭 몇 번이고 읽어보면서 확인했다고 답했다”면서 “당론 배치에 대한 말은 없었고 잘 설명을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진박(진실한 친박근혜계) 논란이나 계파 갈등에 대한 질문이 있었느냐는 물음에 “그런 질문 없었다”고 답했다.

유 의원은 지난해 4월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등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에 반하는 주장을 해 박근혜 대통령과 사이가 멀어졌다.

이어 유 의원이 국회 운영위원장으로서 가결 처리한 국회법 개정안(국회에 시행령 수정·변경 요구권 부여)이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오면서 갈등이 격화됐다. 유 의원은 결국 그해 7월 원내대표에서 물러났다.

진박 후보들도 총출동했다. 대구 동갑에 출마한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공천 경쟁을 벌이는 류성걸 의원과 고교 동창 사이인데도 서로 냉랭한 모습을 보였다. 대구 중·남구에 출마한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면접 전에는 다소 긴장된 표정이었지만, 면접 후에는 밝은 모습을 보였다. 서구에 도전장을 낸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면접 후 인터뷰를 자청하고 정치 소신을 밝혔다.

대구 수성갑에서 김부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치열한 공방 중인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면접에 임했다. 김 전 지사는 진박 논란에 대해 “대통령을 빙자해 무임승차하는 것은 대구 시민의 자존심을 몹시 상하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의원의 더민주 탈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에서도 탈당해서 저 당으로 갔기 때문에 또 탈당하는 것은 정치적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면접 도중 기자와 만나 “대구·경북 주민들의 이슈는 ‘쉽게 당선시켜 놨더니 뭘 했느냐’는 것”이라며 넌지시 현역 물갈이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또 “면접을 해보니 모두가 친박이라는데, 수상하게 여겨지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공관위가 공천 신청자 전원에 대한 ARS(자동응답시스템) 여론조사를 실시키로 해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자를 무더기로 솎아내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위원장은 “심사용 여론조사에서 몇 % 포인트 차이는 의미가 없다. 대충 보는 것이지 그것으로 후보를 결정하진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한 당직자는 “설마 참고만 하겠느냐”고 여운을 남겼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2016-02-2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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