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5 비행대대장 훈련중 첫 순직

F-5 비행대대장 훈련중 첫 순직

입력 2010-03-03 00:00
업데이트 2010-03-03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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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과 고난도 전투 기동훈련에 나섰다가 목숨을 잃은 공군 제18전투비행단의 105비행대대장 오충현(공사38기.43) 중령은 훈련 중 순직한 첫 비행대대장으로 남게되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공군의 한 관계자는 3일 ”보통 비행대대장이 직접 후배 조종사와 비행하는 일은 자주 있지만 비행대대장은 워낙 숙련된 조종사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추락한 적이 없었다“며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오 중령은 2일 낮 12시20분께 F-5F 전방석에 앉은 후배 조종사인 최보람(사후118기.27) 중위의 뒤쪽인 후방석에 앉아 강릉기지를 이륙했다.비행시간 301시간을 막 돌파한 후배 조종사의 비행훈련을 돕는 것이 그의 임무였다.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선자령(해발 1천157m)의 상공 300~2천m 고도에 드리운 구름층을 오르내리며 가상 요격과 기동을 하는 훈련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결국 훈련 시간을 다 채우지 못했다.

 오 중령은 비행시간 2천792시간을 보유한 베테랑 조종사이면서 105비행대대를 책임지는 위치였지만 솔선수범의 리더십을 몸소 실천한다는 소신에 의해 이번에도 후배의 뒤쪽에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공사를 수석 졸업한 오 중령은 작년 12월 비행대대장을 맡은 뒤 ”대대장은 발전하려 하지 않고 머무르려 하는 자가 가장 두렵다.빨간마후라의 고향을 이어나갈 우리가 새로운 시대를 열 숭고한 책임을 져야하지 않겠느냐“라고 후배들을 독려했다고 한다.

 그는 부대 홈페이지에 ”안전은 하던 것을 답습하는 사람을 제물로 삼는다.안전은 자기의 약한 부분을 보강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자에게는 길을 열어줄 것“이라며 안전을 강조하기도 했다.

 오 중령이 탄 F-5F는 후배 어민혁(공사53기.28) 대위가 모는 F-5E를 뒤쪽에서 따라붙는 방식으로 전투 전투기동 훈련을 지휘한 상황이었다.

 F-5E 조종사인 어 대위는 비행시간 441시간을 보유하고 있으며 생도 시절 럭비 대표선수 출신이다.사격 실력이 뛰어나 대대 사격을 전담했다는 어 대위는 임신 8개월 된 아내를 남겨두고 떠나 선.후배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대위 진급을 앞둔 최 중위는 막내 조종사로 궂은 일을 항상 도맡아 선배들의 신망이 두터웠다.그는 기본비행훈련과정과 고등비행훈련과정에서 각각 비행단장상(1등),작전사령관상(2등)을 받을 만큼 성적이 좋아 기대가 컸던 조종사였다.

 105비행대대는 작년 12월까지 3만 시간 무사고 비행기록을 달성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일각에서는 숙련된 소령급 조종사들의 부족도 사고를 촉발시킨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하고 있다.

 소령급 조종사 부족으로 공군의 한 비행대대에 세 개 기수를 건너뛰어 대위까지 편대장으로 올라와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교관자격을 가진 숙련된 소령급 조종사들이 부족하기 때문에 지휘관인 대대장까지도 비행교관으로 나서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일부 대대장들은 거의 매일 후배들의 훈련을 위해 교관자격으로 비행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작년 소령급 조종사들의 전역 인원은 142명으로 지난 2004년 44명에 비해 3.2배 이상 늘었다.2005년은 81명,2006년 102명,2007년 138명,2008년에는 145명의 숙련된 조종사가 전역지원서를 제출하고 민항사 등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공군은 순직 조종사들의 계급을 한 계급씩 추서해 주도록 국방부에 요청했으며,유족과 협의해 영결식을 4일 오전 강릉기지에서 거행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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