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옷로비 청문회때 “김봉남입니다”

99년 옷로비 청문회때 “김봉남입니다”

입력 2010-08-13 00:00
업데이트 2010-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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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별세한 패션디자이너 앙드레 김은 국내에서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얼굴과 이름이 널리 알려진 유명인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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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앙드레 김 원로 패션디자이너 앙드레 김(본명 김봉남)이 12일 오후 7시25분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5세      사진은 1970년대 한국 최초의 할리우드 스타 필립 안을 환영하는 리셉션에서 배우 최은희(왼쪽), 윤정희(오른쪽)씨와 대화를 나누는 앙드레 김(가운데). 연합뉴스
70년대 앙드레 김
원로 패션디자이너 앙드레 김(본명 김봉남)이 12일 오후 7시25분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5세
사진은 1970년대 한국 최초의 할리우드 스타 필립 안을 환영하는 리셉션에서 배우 최은희(왼쪽), 윤정희(오른쪽)씨와 대화를 나누는 앙드레 김(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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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그는 본업인 패션디자이너로서의 경력뿐만 아니라 독특한 옷차림과 말투 등 패션 외적인 부분으로도 많은 이목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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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계를 중심으로 이름을 날리던 그가 전 국민적으로 주목받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1999년 정.관계를 뒤흔든 ‘옷로비’ 청문회였다.

당시 검찰총장 부인, 장관 부인 등 고관대작 부인들이 옷을 구입한 매장으로 지목돼 국회 청문회에 불려나오게 된 앙드레 김은 본명이 뜻밖에 김봉남(金鳳男)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중들의 입에 회자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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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IOC 초청 패션쇼 리셉션 원로 패션디자이너 앙드레 김(본명 김봉남)이 12일 오후 7시25분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5세      사진은 1992년 IOC 초청 앙드레 김 패션쇼를 마치고 나서 열린 리셉션 룩셈부르크 조세핀 샤로타 왕비 등 주요 인사들과 인사하는 앙드레 김. 연합뉴스
1992년 IOC 초청 패션쇼 리셉션
원로 패션디자이너 앙드레 김(본명 김봉남)이 12일 오후 7시25분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5세
사진은 1992년 IOC 초청 앙드레 김 패션쇼를 마치고 나서 열린 리셉션 룩셈부르크 조세핀 샤로타 왕비 등 주요 인사들과 인사하는 앙드레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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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앙드레 김(본명 김봉남·75)씨가 12일 오후 7시25분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앙드레 김은 지난달 말 폐렴 증세로 서울대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연합뉴스
디자이너 앙드레 김(본명 김봉남·75)씨가 12일 오후 7시25분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앙드레 김은 지난달 말 폐렴 증세로 서울대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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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패션의 거목 디자이너 앙드레 김(본명 김봉남·75)씨가 12일 오후 7시25분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앙드레 김은 지난달 말 폐렴 증세로 서울대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사진은 1999년 8년 국회 법사위 옷 로비 의혹사건 진상조사위에 출석해 증언중인 고인. 연합뉴스
한국 패션의 거목 디자이너 앙드레 김(본명 김봉남·75)씨가 12일 오후 7시25분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앙드레 김은 지난달 말 폐렴 증세로 서울대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사진은 1999년 8년 국회 법사위 옷 로비 의혹사건 진상조사위에 출석해 증언중인 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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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당시 청문회에서 본명을 말하라는 국회의원의 질책에 콧소리가 섞인 가냘픈 목소리로 “김봉남입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은 정치인들의 추문과 맞물려 묘하게 희극적인 분위기를 자아냈고 이후 예능프로그램의 개그 소재로 종종 등장하며 더 유명해졌다.

이후 앙드레 김은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 자주 초대돼 독특한 패션과 말투를 선보이며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흰 옷만 고집하는 패션과 머리카락을 새까맣게 염색하고 이마 윗부분까지 까맣게 칠한 독특한 헤어스타일, 진한 메이크업으로 흰색에 가까워진 얼굴은 한 번 보면 그를 잊을 수 없게 했다.

그는 자신의 ‘흰 옷 패션’에 대해 생전에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어릴 때부터 눈을 무척 좋아해 흰 옷을 입게 됐으며 젊었을 때는 감색이나 검은색 계통의 정장양복을 입었지만 39세 때부터 흰색 옷만 입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말할 때 콧소리를 많이 섞고 영어를 많이 쓰는 그의 독특한 화법은 개그맨들의 성대모사 1순위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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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패션의 거목 디자이너 앙드레 김(본명 김봉남·75)씨가 12일 오후 7시25분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앙드레 김은 지난달 말 폐렴 증세로 서울대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사진은 지난 2008년 패션쇼에서 인사중인 고인. 연합뉴스
한국 패션의 거목 디자이너 앙드레 김(본명 김봉남·75)씨가 12일 오후 7시25분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앙드레 김은 지난달 말 폐렴 증세로 서울대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사진은 지난 2008년 패션쇼에서 인사중인 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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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악화로 치료를 받다 12일 오후 서울대 병원에서 숨진 앙드레 김.  연합뉴스
건강 악화로 치료를 받다 12일 오후 서울대 병원에서 숨진 앙드레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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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그가 자신의 패션쇼 무대에 오른 한 여배우에게 특유의 콧소리로 “뷰~티풀” “판타~스틱해요”라며 콧소리로 말하는 장면이 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되면서 대중들에게 큰 웃음을 줬다.

이런 여러 일화로 그는 ‘앙선생님’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연예인 못지않은 큰 인기를 구가했다.

방송에서 수많은 연예인들이 그의 성대모사를 즐겨 하는 것에 대해 앙드레 김은 2년 전 한 방송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순간 민망스럽기도 했는데 참 놀라운 현상이 나타나곤 한다. 텔레비전에서는 나를 희화화했는데 이미지에 마이너스가 전혀 안 됐다”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대인’다운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지상파 방송사의 몇몇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출연해 패션에 대한 철학과 나이를 잊은 열정적인 삶의 모습을 보여줘 대중들에게 감동을 줬다.

특히 시대와 끊임없이 소통하기 위해 매일 아침 19개의 신문과 5개의 방송을 본다는 그의 생활습관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남녀노소 ‘누구나 다 아는’, 어느 연예인 못지않게 주목받는 삶을 살았던 그는 고인이 된뒤에도 대중들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인물로 남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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