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불량 대학공개…구조조정 신호탄 될까

신용불량 대학공개…구조조정 신호탄 될까

입력 2010-08-25 00:00
업데이트 2010-08-25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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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가 대학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학자금 대출을 제한할 수밖에 없는 ‘신용불량’ 대학을 공개하기로 해 파장이 예상된다.

교과부는 최근 열린 학자금대출제도심의위원회에서 전체 345개 대학(국공립·사립·전문대) 중 약 15%에 해당하는 50개교를 대출 제한 대학으로 분류했다. 이 중 B급이 44개교, C급이 6개교다.

이와 관련, 이주호 교과부 장관 내정자는 지난 23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대출제한) 대학 명단의 공개가 대학 구조조정의 신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내정자는 한나라당 김선동 의원이 ‘정원의 70%도 채우지 못하는 대학이 전체의 10%에 달하는 등 부실사립대의 구조조정 필요성이 대두하고 있다. 이에 대한 내정자의 대책은 무엇인가’라고 질의하자 이같이 답했다.

이번 조치는 부실대학에 대한 ‘간접적인 압박’으로 해석된다.

교과부가 대학선진화위원회를 통해 직접적으로 부실대학을 추려내 공시한다면 해당 대학에 주는 ‘타격’이 너무 심해 법령상 과잉금지 원칙에 어긋난다는 논란을 일으킬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25일 “부실대학으로 지정되는 대학의 학생과 교수 등 학교 구성원이 받게 될 ‘낙인효과’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대출제한이란 간접 수단을 통해 자연스럽게 대학의 구조조정을 유도하겠다는 게 교과부의 복안인 셈이다.

대출 제한도 100%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B그룹 대학은 70%, C그룹 대학은 30%까지 등록금을 대출받을 수 있게 ‘숨통’을 틔워놓았다.

대출 제한 대학 공개는 또 대학을 선택하는 학생들에게는 해당 대학의 재정적 상태에 대한 알권리를 충족시켜주는 의미도 있다.

멋모르고 지원한 대학이 알고 보니 부실한 학사운영에다 저조한 취업률로 장래가 불투명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아는 것보다는 입학 전에 미리 알려주는 게 낫다는 논리다.

그럼에도 교과부가 대출제한 대학 명단 공개를 강행할 경우 해당 대학의 반발 등 파장은 만만찮을 전망이다.

교과부는 심의위원회에 기획재정부, 국세청, 금융위원회 등 정부 유관기관과 각급 대학별 대표자, 각계 전문가 등 15명을 두루 위촉했지만 신용불량 대학 지정의 기준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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