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최고의 ‘명품女’, 알고보니 20억대 사기꾼

울산 최고의 ‘명품女’, 알고보니 20억대 사기꾼

입력 2010-09-16 00:00
업데이트 2010-09-1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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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는 까르띠에,옷은 구찌,가방은 루이뷔통,선그라스는 샤넬,차량은 BMW.

 자칭 일본 국적 재력가,울산에서 소문난 쇼핑광으로 행세해 온 40대 여성이 알고 보니 20억여원을 등친 상습사기범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부산 사하경찰서에 따르면 울산에서 거주하는 방모(49.여)씨는 2000년 동네 목욕탕에서 이웃인 이모(52.여)씨를 처음 만나 자신을 일본 국적 재력가라고 소개하며 “일본 고베에서 중장비회사를 경영하던 어머니가 사망하면서 전 재산을 상속받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후 방씨는 이씨를 수시로 만나 자신이 엄청난 재력가인 것처럼 행세해 환심을 샀다.

 그러던 중 지난 2005년 5월께 방씨는 “일본에서 동업을 하면 회사 지분의 35%를 주겠다.”라며 이씨에게 일본 국적 신청 비용 등으로 4억원을 요구해 받는 등 이후 수년간 23차례에 걸쳐 13억원을 받아챙겼다.

 이후 방씨는 자신을 철석같이 믿게 된 이씨와 함께 동네 목욕탕을 매개로 다른 이웃들과도 식사자리를 마련해 “일본에서 28억 상당의 수표를 국내로 들여오다 경찰에 사실확인을 거치고 있어 돈이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라며 “갚아줄테니 돈을 융통해달라”라고 속여 주부 6명에게도 20여차례에 걸쳐 3억8천여만원을 받아챙겼다.

 최근엔 부산의 박모(54.여)씨를 만나 대법원장과 막역한 사이라고 속여 구속된 아들의 석방조건으로 3억2천만원을 받기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렇게 피해자들을 속여서 받은 돈으로 방씨는 수시로 울산의 L,H 백화점을 드나들며 까르띠에,구찌,루이뷔통 등 최고급 명품을 사들였고 차량도 BMW를 구입해 몰고 다녔다.

 심지어 방씨는 이씨의 신용카드를 자신의 것인양 사용하기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방씨는 이씨 등 사기피해자들의 돈으로 명품을 구입해 치장하면서 실제 재력가인 것처럼 행세했고 이를 미끼로 사기행각을 벌였던 셈이다.

 경찰조사 결과 울산에서 양모씨라는 가명으로 활동한 방씨는 특히 지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년 5천만원 이상 매출실적을 올리면 부여되는 VIP고객 중 가장 많은 명품을 구입해 백화점 자체행사 등에 참석하는 등 백화점업계와 명품업계에서는 알아주는 ‘큰손’으로 통했을 정도였다.

 경찰은 방씨가 피해자 7명에게 받은 20억원 상당의 돈을 대부분 명품을 구입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사기를 당한 것 같다.”라는 박씨의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에 붙잡히면서 방씨는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수년간 계속해온 사기행각에 종지부를 찍어야만 했다.

 방씨는 경찰에서 “쇼핑을 좋아해 매달 3천만원 이상 카드값이 나왔고 결제대금을 돌려막다보니 계속 거짓말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방씨에게 수년간 거액의 사기를 당한 이씨는 방씨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가 경찰서에서 피해자 조사를 받고 방씨가 일본 국적이 아니라는 말에 크게 낙담하고 있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경찰은 16일 특정경제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방씨를 구속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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