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40대女의 ‘치밀하고 무서운’ 보험사기 행각

부산 40대女의 ‘치밀하고 무서운’ 보험사기 행각

입력 2010-09-16 00:00
업데이트 2010-09-1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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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액의 보험금을 노리고 다른 사람 시신을 화장해 자신이 사망한 것처럼 꾸민 김모(40.여)씨의 범행수법은 경찰이 혀를 내두룰 정도로 치밀하고 대담했다.

 특히 경찰은 김씨가 대구 여성쉼터에서 취업을 미끼로 부산으로 데려온 20대 여성이 불과 몇시간만에 숨진 것을 놓고 살인혐의 여부에 대해서도 집중 수사를 벌이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범행 3달전부터 거액 보험 가입..피해자 물색

 보습학원을 운영하다 폐업한 김씨는 생활고에 시달리자 보험금 사기로 눈을 돌렸다.김씨는 이전에도 사문서 위조로 보험금 4천만원을 챙긴 적이 있었다.

 김씨는 올해 3월 7개 보험회사에 15억원을 탈 수 있는 생명보험에 가입했다.5월에는 대구에 있는 여성쉼터 원장이 인터넷 카페에 올린 글을 보고 찾아가 자신의 사망 위장에 필요한 사람을 찾았다.

 김씨는 여성쉼터 원장에게 ‘부모가 없고 찾을 사람이 없는 여성을 소개해 달라’고 해 박모(26.여)씨를 소개받았다.김씨는 박씨에게 ‘어린이집에 취업시켜 월급 140만원을 주겠다’며 6월16일 저녁 자신의 차편으로 오후 7시 40분쯤 대구를 출발,부산으로 데려왔다.

 두 사람은 오후 9시께부터 부산 광안리에서 술을 마시다 김씨 집 주변으로 옮겨 아파트 공원 벤치에서 술을 마셨고 6월17일 새벽 4시30분께 박씨의 몸상태가 갑자기 나빠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고 김씨는 주장하고 있다.

 김씨는 “술을 마시다 모자라 마트에 갔다가 5분여만에 돌아왔는데 벤치에 앉아있던 박씨의 상태가 좋지않아 보여 자신의 차에 태워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라고 진술했다.

 김씨는 의사가 숨진 박씨의 인적사항을 묻자 자신의 인적사항을 댔다.의사에게 자신을 박씨의 아는 동생이라고 했고 알고 지내던 할머니를 박씨 어머니로 꾸며 “박씨가 평소 심장질환이 있었다.”라는 거짓진술까지 하도록 했다.

 김씨는 경찰에 신고도 하지 않은 채 다음 날 정오께 부산 영락공원에서 화장,해운대구 청사포 앞바다에 유해를 뿌렸다.

 ●박씨 사망경위 규명이 관건

 김씨가 살인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지만 경찰은 몇가지 정황을 들어 김씨가 거액의 보험금을 노리고 박씨를 살해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올해 3월 15억원까지 탈 수 있는 생명보험에 집중 가입했고 5월께 여성쉼터를 찾아가 구체적인 조건까지 대며 자신의 사망사실에 활용할 여성을 찾은 점에 경찰은 주목하고 있다.

 경찰은 또 별다른 지병없이 건강했던 박씨가 김씨와 함께 여성쉼터를 떠난 뒤 10시간도 안돼 갑자기 사망한 점,박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 개연성이 낮다는 점도 들고 있다.

 문제는 결정적 증거인 시신이 화장돼 살인 혐의 입증이 어렵다는 점이다.현재로선 살인 혐의 입증에 김씨의 자백에 의존할 수 밖에 없기때문이다.

 결국 김씨가 살인 혐의를 끝까지 부인하면 김씨의 범행사실은 시신유기,사기,공정증서원본부실기재,절도,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만 적용받을 가능성이 높다.

 경찰은 박씨 주변 인물을 상대로 수사하는 한편 김씨 차량을 정밀감식하고 있지만 결정적 증거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또 검사나 사법경찰관이 입회하지 않았는데도 시신검안서와 사망진단서를 발급해준 검안의사(72)도 의료법 위반으로 입건,조사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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